‘병력 부족’ 신음하는 우크라이나, 전투경험 없는 자원병 최전방에

입력 : 2022-07-03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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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훈련만 받아…전사자 속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에서 공격용 드론을 조종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AP연합뉴스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에서 공격용 드론을 조종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AP연합뉴스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투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우크라이나 자원병들까지 최전방에 투입돼 목숨을 잃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런 현실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부족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 2월 러시아의 침공 초기 18∼60세 남성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는 취했으나, 강제 징집하지는 않았다. 당국은 대신 자원병으로 향토방위대를 구성했고, 이들의 임무는 우크라이나 서부 등 주로 덜 위험한 지역에서의 안전한 임무 수행에 국한됐다.

전기공으로 일하다 개전 후 자신이 살던 루드네 지역 향토방위대에 합류한 유리 브루칼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그에게는 자신이 사는 마을의 검문소 근무나 배급 등 비교적 안전한 임무가 할당됐다. 그러나 몇 주 후 그가 속해 있던 부대는 전장 한복판인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배치됐고, 결국 그는 지난달 10일 전사했다.

NYT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자원병들이 전선에 강제로 투입되진 않는다고 전했다. 다수는 애국심과 의무감으로 전방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서부 리비우의 제103향토방위대대를 이끄는 발레리 쿠르코 대령도 NYT에 “일부 부대원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어느 한 사람도 동부로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투 경험이 숱한 베테랑에게도 버거울 법한 최전방에서 전투 경험이 거의 없는 자원병들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자원병 상당수는 2주 정도 혹은 그보다 짧은 기간 기초적인 군사훈련만 받은 채 격전지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100명 규모로 구성됐던 한 향토방위대 소속 자원병들의 경우 동부 전선에 투입된 첫날 병력의 30%를 잃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여전히 자원병 입대를 결정한 아버지 혹은 남편, 아들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점령한 도시와 마을이 3600개 이상이고, 이 가운데 2600개 이상은 지금도 러시아 통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연설에서 전쟁 중 우크라이나군이 1000개 이상의 도시·마을을 탈환했지만, 2610개는 앞으로 더 해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다수 지역은 재건이 필요하며, 이는 국제역량을 모아야만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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