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물가 전망 5.2%로 상향

입력 : 2022-08-25 09:55:55 수정 : 2022-08-25 18: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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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소비자물가 전망치 5.2%…1998년 이후 최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원·달러 환율,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을 감안 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0%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올해 4월과 5월 그리고 7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4월과 5월에는 각각 기준금리를 0.25%P씩, 7월에는 0.5%P 올렸다. 이번 결정을 포함해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추가 인상의 첫 번째 배경은 단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시점에서는 물가 위험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를 0.25%P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점도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의지가 재확인되며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45.5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30일(134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보다 0.25%P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한은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의 이번 인상에 따라 미국과의 기준금리는 연 2.50%로 동일해졌다. 다만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다시 0.5%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시 '역전' 상태가 일어날 것이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물가로 가계의 소비마저 점차 위축되는 상황에 금리를 크게 높인 만큼 이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3조300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상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연 2.75%~3.0%에 달한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한은은 현재 4.5%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올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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