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바라고 바랐던 롯데 우승, 못하고 떠나 죄인 같은 기분"

입력 : 2022-10-08 15: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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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구단주, 적극적인 투자 아끼지 말아달라"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 크지만, 후배들이 잘 이뤄줄 것"
"강민호·손아섭은 롯데에 있었어야 할 선수. 선배로서 잘 해달라"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은퇴 기념 인터뷰에 참가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은퇴 기념 인터뷰에 참가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어릴 때부터 바라고 바랐던 롯데의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돼 아쉽습니다. 롯데 후배들이 머지않아 우승을 이뤄줄 것이라 믿습니다."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1)가 야구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롯데의 우승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롯데 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후배들이 꼭 이뤄줄 것이라고 확신에 가득 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이대호의 은퇴 경기가 치러진다. 김한수 기자 hangang@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이대호의 은퇴 경기가 치러진다. 김한수 기자 hangang@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념 인터뷰에서 부산 야구팬을 비롯한 모든 야구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10월 8일 은퇴 경기가 정말 안 올 줄 알았는데 드디어 왔다”며 “떨리고 아쉽지만 멀리서 저를 위해 찾아와주신 팬들께 감사드리고, 사랑받으면서 떠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올스타전을 하면서 느꼈지만, 10월 8일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마지막 경기에서 좀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2차 1순위로 입단해 KBO 리그와 일본 NPB 리그, 미국 메이저리그를 모두 경험한 최고의 타자다. 이대호는 일본 NPB 리그 소프트뱅크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뤘지만, 자신의 어릴적 꿈인 롯데 우승은 이루지 못한 채 아쉽게 프로 야구계를 떠나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더 머물 수 있었지만 롯데에 복귀한 건 아직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을 때 롯데에서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왔다”며 “하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해서 죄인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대호는 “우승을 하기 위해 롯데에 돌아왔는데 이루지 못한 채로 후배들에게 짐을 맡기고 도망가는 것 같다”며 “사직야구장을 떠나지만 후배들과 사적으로 통화하고 연락을 유지하면서 야구 기술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야구 후배들에 대한 야구팬들의 격려를 요청했다. 야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힘들어 할 때 더욱 따뜻한 박수를 쳐달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없을 때 그것을 팬들에게 알아달라고도 하지 못하는 게 마음이 참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대호는 “모든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롯데 선수들이나 후배 선수들이 못했을 때 더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대선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일본시리즈를 우승하고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너무 기뻤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해서 더 많이 울고 부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싶었다”며 “롯데 그룹과 구단주께서 롯데에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하셔서 꼭 부산 팬들에게 우승의 기쁨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는 “솔직히 (강)민호와 (손)아섭이는 다른 팀에 있으면 안되는 선수”라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팀이 어려웠던 이른바 '비밀번호 시즌'에 동고동락하면서 정말 힘든 시기를 함께 했던 후배들”이라며 “민호는 제 후배들 중에서 저 다음에 영구결번을 해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었는데 떠나서 너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민호와 아섭이가 선배로서 더 잘해주길 바란다”며 “롯데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안 가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자신의 야구 인생을 점수로 매겨달라는 질문에 “50점 주고 싶다”고 밝혔다. 롯데 우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많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한편 이대호는 8일 열리는 2022시즌 롯데의 마지막 경기에서 ‘마지막 4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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