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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선택하는 인물, 현실에 수없이 많아요”

    입력 : 2022-11-29 14:44:10 수정 : 2022-11-29 1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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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 정지우 감독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즉석만남 앱 매개로 벌어지는 일 다뤄

    사이코패스·아스퍼거 증후군·무당 등

    이성·논리로 설명 어려운 캐릭터 표현


    첫 OTT 도전작…“휴대폰 관람 신경 써”

    ‘은교’ 김고은 이어 이번엔 강해림 발굴



    영화 ‘해피엔드’와 ‘은교’ ‘모던보이’ 등에서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온 정지우 감독이 이번엔 기괴한 멜로 스릴러 드라마로 돌아왔다. 정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감독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간절한 욕망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즉석 만남 앱인 ‘썸바디’를 매개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야기의 중심엔 사이코패스 ‘성윤오’가 있다. 상대를 꾀어낸 후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범 성윤오와 그를 둘러싼 세 여성의 모습이 화면에 펼쳐진다. 캐릭터 설정도 눈에 띈다. 자폐 스펙트럼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앱 개발자 ‘섬’과 하반신이 마비된 경찰 ‘기은’, 젊은 무당인 ‘목원’ 등이다.

    감독은 이들을 서사 전면에 내세우며 인간의 본성의 한켠을 찬찬히 비춘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는 “모두가 마음속에 원만하지 못한 영역을 갖고 있고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며 “그것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 캐릭터들을 보통 사람처럼 대해보려고 했어요. 어떤 불편함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묘사하려고 애썼죠.”

    ‘썸바디’ 스틸 컷. 넷플릭스 ‘썸바디’ 스틸 컷. 넷플릭스
    ‘썸바디’ 스틸 컷. 넷플릭스 ‘썸바디’ 스틸 컷. 넷플릭스

    극 중 캐릭터들은 이성과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을 여러 번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은 감독에게 창작의 힘이 됐다. 그는 “일상에서 알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사람을 수도 없이 만난다”며 “흔히 ‘개연성 없는’ 사례가 현실엔 많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저도 계속해서 그런 부분을 들여다보고 흥미를 느끼게 됐다”면서 “이 작품을 하면서도 특히 많이 생각하고 녹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에게 스크린이 아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위한 작품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수 촬영만 6개월 반이 걸렸단다. 그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극장 관객을 만났던 그에게 이번 시도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감독은 “쉽지 않았다”며 “촬영과 편집할 때 이 화면을 휴대폰으로 본다면 어떤 정보 값을 갖게 될지 꾸준히 점검했다”고 귀띔했다.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그는 “큰 화면에선 정보가 되는 것들이 휴대폰으로 보면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더라”면서 “많은 디테일을 공들여 넣었는데 그걸 알아봐 주시지 못할 것 같아 아쉽더라”고 웃었다. “몇 편의 영화를 쉬지 않고 찍는 것 같았어요. 호흡이 많이 길어져서 피로감도 상당히 느꼈죠. 시리즈물을 다시 하게 된다면 처음보다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더 해보고 싶어요.”

    ‘은교’에서 배우 김고은을 발굴한 정 감독은 이번에도 신인 강해림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감독은 “장르적 관습을 깰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한 작업이었다”며 “넷플릭스와 협업한 덕분에 새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강해림은 정말 고유한 캐릭터라 매력적인 배우였다”면서 “엔딩 장면에서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감독으로서 고유한 배우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강해림 배우가 제2의 김고은이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어요. 그런 생생함을 가진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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