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해임안’ 강행 기류에 與 “야당이 합의 파기…국조 보이콧”

입력 : 2022-11-29 10: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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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가 가시화되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보이콧’ 카드를 재차 꺼내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라는 여야 합의가 ‘파기 수순’이라며 같은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장관을 오늘까지 파면하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걸 하겠다는 말은 결국 법정 예산처리 기한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포나 다름없다”며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겠다고 하는 12월 1일, 2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정 예산처리 기한”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를 깨면서 국정 조사 결론도 나기 전에 책임을 묻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에서 엄격히 책임을 가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하자고 합의해 놓고, 그냥 정쟁에만 활용하고 어쨌든 정권이 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와 국정조사 이후 책임을 물을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책임을 가리지 않은 채 사표만 받아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정권 바뀐 이후 민주당이 하는 행태를 보면 몽니와 갑질, 힘자랑, 이재명 방탄, 대선 불복 4개의 키워드로 모두 읽을 것 같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정부가 잘하는 꼴,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산”이라며 “국내외적으로 안보, 국방, 외교, 경제, 민생이 다 어려운 중대한 시기에 민노총 중심의 파업까지 진행되고 있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민주당을 거듭 비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면 우리는 국정조사를 전면 보이콧할 것”이라며 “기존 합의는 파기 수순”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예고한 대로 오는 30일 발의, 내달 2일 의결을 거쳐 이 장관 해임 건의가 통지되더라도 즉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힐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이 장관의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증인 불참 등 자체적으로 국정조사 진행에 협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정조사위원 사퇴 등 여당의 보이콧 움직임까지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강경한 태도에는 경찰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무게를 실어온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강 대 강’ 대치로 인한 예산안 표류도 감수하겠다는 태세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한참 넘길 것에 대비해 ‘준예산’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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