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육지에 사는 동물 중 몸집이 가장 크며 긴 코를 이용하여 먹이를 먹는 육상동물로서 무게가 수 톤에 달한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동요 노랫말처럼 코끼리는 윗입술과 하나로 붙어있는 긴 코를 자유자재로 이용한다.
코끼리 코에는 15만 개가 넘는 근육이 있어 무거운 나무를 들어 옮기고, 물을 빨아들였다가 몸에 뿌려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코끼리는 코를 마치 사람의 손처럼 쓰는 것이다.
때로는 코로 ‘뿌우’하고 소리를 내어 다른 코끼리와 의사 소통도 한다. 심지어 코끼리 코는 개 코보다 냄새를 배 이상 잘 맡는다고 한다. 코끼리 코가 긴 이유는 냄새를 잘 맡기 위해 진화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다. 코끼리의 긴 엄니 상아는 평생 동안 자란다.
코끼리는 땀을 흘려서 높아진 체온을 조절할 수 있다. 땀샘이 없어서 큰 귀로 부채질을 하거나 물을 몸에 뿌려서 식힌다. 코끼리는 촉각이 예민하다. 물체의 모양을 알 수도 있고 표면의 거친 정도나 온도도 느낄 수 있다. 청각은 예민해 3km 떨어진 곳에서 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시각은 둔하고 색맹이어서 적의 접근을 탐지하는 데는 주로 후각에 의존한다. 치아(상아)는 먹이를 파내거나 싸울 때 사용한다. 몸을 지탱하기 위한 다리는 굵은 원기둥 모양이며 특히 무릎을 꿇고 앉을 수도 있다. 발에는 두툼한 판이 있어서 쿠션 역할을 한다.
코끼리는 사납긴 해도 정이 많고 가족을 무척 아끼고 사랑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일반적으로 사람의 뇌보다 2~3배 큰 뇌를 가졌으며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다. 죽은 동료의 마른 뼈를 알아보고 코로 만지기도 하며 심지어 수십 년 전에 만났던 사람도 기억하고 반길 정도다. 어릴 때 마신 물웅덩이 역시 수십 년이 흘러도 찾아갈 만큼 기억력이 비상하다.
수명은 60~70년 정도이다. 대식가답게 하루 배설물만 50kg에 달하지만, 코끼리의 똥은 종이를 만드는 데 쓰인다고 하니 뭐 하나 버릴 게 없다.
예부터 상아는 값지고 귀했으며 여러 용도로 쓰였다. 장식품부터 빗, 지팡이, 체스의 말, 바느질 도구나 화장품 용기 등등. 특히 피아노 건반에는 다른 동물의 뼈를 사용해도 되지만 상아가 다량 쓰인다. 결국 상아를 얻으려는 인간은 코끼리를 도살했다. 지금도 코끼리들은 밀렵과 마구잡이 개발로 인한 보금자리 파괴로 죽어가고 있다.
조선 태종 때 한반도에 최초로 들어온 코끼리는 전국을 전전하다가 귀양지에서 죽었지만, 그 뒤 500년 만에 한반도에 들어온 두 번째 코끼리는 창경원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꿈을 심어 주고 국민행복지수를 높여 줬다.
코끼리는 불교에서 모든 힘의 원천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경전과 설화 등 여러 곳에 등장한다. 마야 부인이 부처를 잉태할 때 그녀의 배 속으로 흰 코끼리가 들어오는 태몽을 꿨으며, 현자들은 왕자의 탄생을 예언한다. 슛도다나왕을 비롯해 온 나라 사람들이 매우 기뻐했다. 흰 코끼리는 왕권을 상징하는 길한 조짐이었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보현보살이 타고 있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아함경에서는 대승보살로 비유한다. 또 전륜성왕이 가지고 있는 칠보(七寶)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의 ‘가야(伽倻· Gaya)’는 범어로 ‘코끼리’를 뜻하는 말이다.
데바닷다의 꾐에 빠져 아쟈세왕이 코끼리를 풀어서 세존의 일행을 습격했을 때 세존께서는 사납게 덤벼드는 코끼리를 신통력으로 항복시킨다.
흰 코끼리는 지혜의 이미지에 긍정과 낙관, 행운을 뜻하는 흰색이 더해진 길조의 징표이다. 지혜의 획득이나 쓰임이 바라는 대로 잘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맹인모상(盲人摸象)’이란 말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으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일부분만 가지고 고집한다는 말로서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 우화는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바른 눈과 깊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으며,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고집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원래 불교에서 중생들이 각자 주관대로 부처를 생각한다는 데 비유한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자기 주관대로 편협하게 생각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본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것만 믿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그 속에는 편견이 가득 들어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굴레에 구속돼 있고 개인의 판단이 흐려졌기에, 세상을 ‘맹인모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근래엔 ‘확증편향(確證偏向·confirmation bias)적 사고’란 말이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흰 코끼리가 불교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고대 인도에서도 이 동물을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비를 내려 만물을 소생시킨다고 믿었으며, 이러한 역할이 불교에 수용되면서 위용과 덕을 상징하게 됐다.
중국의 한비자 때는 이미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죽은 코끼리의 뼈를 얻어다가 살아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떠올려 보곤 하였다. 머릿속으로 만들어낸 코끼리를 생각한다고 해 이를 상상(想像)이라고 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문자 그림에서도 상상력의 프레임을 테스트할 수 있다. 어른들은 대부분 그림을 보고 모자라고 대답한다. 반면 어린왕자는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것이라고 말한다. 어린왕자의 생각이 꼭 맞다고 할 수 없지만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해 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상상 속에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그래서 상상은 힘이 세다.
장기(將棋)는 단종 때는 국희(局戱), 세조 때 상희(象戱), 선조 때 박희(博戱)로 적었다. 장기의 산스크리트어인 ‘차투랑가’의 차투르는 ‘넷’, 앙가는 ‘군대’의 뜻이다. 차투르는 서기전 5세기부터 인도 군대 조직이 코끼리대(상대·象隊), 기병대, 전차대, 보병대의 4군으로 이루어진 데서 왔다. 우리가 옛적에 장기를 상희(象戱)로 적은 것은 이와 연관이 있을 듯 하다.
그리스도 세계에서 코끼리는 힘과 승리의 상징이며 또한 유니콘이다. 수사슴처럼 처녀에게만 순종하는 점에서 마리아에 대한 은유에 쓰이기도 한다.
울릉군 북면 현포리 앞바다에는 의연하게 서 있는 ‘코끼리 바위’가 있다. 코끼리 바위는 전체적으로 물속에 코를 빠뜨리고 있는 코끼리의 형상을 하고 있다. 용암류에서 나타나는 주상절리가 바위 전체를 덮고 있어 마치 코끼리의 거친 피부를 연상케 한다. 이 바위는 구멍이 뚫린 바위라는 의미에서 공암(孔巖)이라고도 한다. 그 구멍 사이로 소형 선박의 왕래도 가능할 정도다.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서도 남단에 위치한 바위 이름도 ‘코끼리 바위’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도, 전남 완도군 금당면에 있는 대화도에도, 경북 영천시 팔공산에도, 경남 사천시 남일대해수욕장에도, 인천 승봉도에도, 평안북도 신도군(북한 천연기념물 제63호로 지정)에도 ‘코끼리 바위’가 있다. 한반도의 정겨운 풍경들이다.
경남 통영 미륵산은 최고의 일출을, 달아공원은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곳이다. 달아공원은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산양 일주도로의 중간에 있다. 약 10여 년간 필자의 ‘요가 아쉬람’이 자리잡고 있었던 연대섬(도)에 들어가는 배가 정박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달아(達牙)라는 이름은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으며 지금은 달 구경 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걸음을 멈춰섰던 인도 코끼리의 질주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 등으로 인도는 코끼리에 종종 비유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힌두교 신 가네샤의 머리가 코끼리다. 가네샤는 지혜와 학문의 신이며 장애를 제거해 주는 신이다. 이 때문에 인도 여러 상점에서도 쉽게 가네샤의 조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조각상을 거꾸로 세워 놓으면 상점이 파산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왜 가네샤는 코끼리 머리일까? 시바의 부인 파르바티는 목욕하는 동안 욕실 문을 지키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문질러 아들을 탄생시킨다. 그런데 그 사이 시바가 들어왔고, 아비인 것도 모르고 아내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데 격분해 그의 목을 그만 베어 버린다. 이에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파르바티를 보고 시바가 당황해 부하들을 시켜 머리 잘린 가네샤를 대신 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만나는 동물의 목을 베어오도록 명령하였는 바 그들이 찾아냈던 첫 번째 동물이 바로 코끼리였다. 그래서 그 코끼리 머리를 가네샤의 양 어깨 위에 이식했다. 그밖에 여러 탄생 신화가 전해온다.
가네샤는 군중의 지배자란 뜻이다. 코끼리를 닮은 지혜의 신이며, 해탈에 이르는 길에 놓인 장애 역시 제거하며, 부와 사업의 성공, 즐거운 여행을 보장한다. 가나파티라고도 칭한다. 인도인에게 ‘집이 가난해 단 하나의 신에게 푸자(puja·예배 의식)를 올린다면?’이라고 물으면 당연히 가네샤를 택한다고 답한다.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나, 새 차를 구입할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돼지 머리로 고사를 지내기도 하는데, 이럴 때 인도에서는 가네샤에게 푸자를 올린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상점과 은행에서 가네샤의 그림이나 조각상을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이다. 심지어 서구 문물을 대변한다는 5성급 H호텔 같은 데서도 오전 영업 시작 전 가네샤에게 푸자를 올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학문의 신으로서도 가네샤에 대한 신앙은 깊어서 철학이나 수학 천문학 등의 저술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 책머리에 가네샤에 대한 헌사인 ‘옴 슈리 가네샤 나마하(Om Sriganesaya namah·성스런 힘을 가진 가네샤에게 바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을 정도다.
가네샤 상아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한쪽 상아가 부러진 것에 관련된 일화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마하바라타’에 얽힌 이야기다. 현자 브야사(Vyasa)가 마하바라타를 집필하기 위해 브라흐마에게 받아 적을 담당자를 구했고 그때 지혜로운 신 가네샤가 추천됐다.
가네샤가 승낙하자 브야사는 마하바라타를 구술하기 시작했고, 가네샤는 이것을 받아 적었다. 이때 방대한 분량 때문에 펜이 부러지자 가네샤는 자신의 한쪽 엄니를 부러뜨려 펜 대신으로 사용해 계속 적었다고 한다. 이 서사시의 구절에 나오는 ‘한 사람의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잡는 것’과 같이, 브야사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과 신의 이러한 특별한 협력으로 세상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시가 탄생한 것이다. ‘마하바라타’라 불리는 이것은 ‘인도의 위대한 이야기’를 뜻한다. 마하바라타는 기원전 400년 전부터 기원 후 200년께 사이에 그 얼개가 갖춰진 이야기 형태의 경전이다. 무려 10만에 이르는 시구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그리스의 일리아드나 오딧세이를 합친 것의 약 7~8배가 넘는 방대한 양이다.
“여기에 있는 것은 인도에 있고, 여기에 없는 것은 인도에도 없다”고 할 만큼 그 보편성을 자랑하며, “이를 전하는 왕은 승리를 얻고, 이를 외우는 여인은 순산한다”고 할 정도로 인도인들은 마하바라타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마하바라타 전편을 드라마로 만들어서 인도에서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시청률이 무려 80%였다고 한다.
가네샤 형상의 상징적인 의미도 재미있다. 코끼리의 거대한 머리는 모든 영적인 지혜를 담고 있고, 그의 길고 굵은 코는 진리와 거짓을 식별하는 능력을 갖고 상황에 적응하는 유연한 지성을 의미한다. 불뚝 나온 큰 배는 마음의 만족을 의미한다. 세 손에는 각각 삶의 즐거움에 대한 우리의 집착이 우리를 속박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밧줄, 그 속박을 끊는 것을 의미하는 도끼, 무한한 기쁨과 자유를 의미하는 스위트 등을 들고 있고, 펴고 있는 한 손은 축복의 표시를 하고 있다.
가네샤는 힌두신들 가운데 가장 무게가 무거운 신이면서도 작은 쥐를 탈 것으로 지니는 재미있는 신이기도 하다. 그의 탈 것인 쪼그리고 앉아 있는 쥐는 욕망으로 흔들리는 변덕스러운 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마음은 일정한 수행을 통해 영적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매개가 된다.
쥐는 농작물을 해치는 부정적인 동물로 여겨졌기에 장애물을 제거하는 가네샤가 쥐를 탈 것으로 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을 제압하는 성질을 나타낸다고 해석된다. 쥐와 가네샤의 대비는 유한한 마음과 무한한 영적 지혜의 대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를 알고 가네샤상을 대하면 때론 징그럽고 흉하게 느껴지던 감정이 역으로 더욱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질 듯 하다.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에는 “거대한 코끼리 비루파크샤는 산과 숲을 비롯한 지구 전체를 머리로 떠받치고 있었네”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 코끼리가 피곤한 머리를 흔들자 지진이 일어났다고도 하는데, 이는 코끼리를 ‘세계의 기둥’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와 동물의 신체가 결합돼 있는 반인반수(半人半獸)형의 신상은 신과 인간, 자연이 동일 연속체의 일부임을 보여 주며, 모든 생명체의 근본적인 통일성을 강조하는 힌두 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토착 신앙의 대상들을 힌두교로 수용해 가는 과정을 읽을 수 있다.”(류경희)
쿤달리니 요가에 따르면 가네샤는 차크라 중 첫 번째인 물라다라 차크라(muladhara chakra)에 대응해 이 차크라를 가진 모든 존재에 깃들어 생명력을 다스린다고 한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봉된 인도 영화 ‘신상(神象)’은 인간과 코끼리의 우정을 그렸는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가네샤의 춤(Dance of Ganesha)’은 부산국제영화제(제16회·2011년) 에서 소개됐다.
‘코끼리 걸음 걷기’ 자세는 양손을 바닥에 짚은 채 팔꿈치와 무릎을 펴고 엉덩이를 들고 앞으로 뒤로 좌우로 이동하며 걷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직립 보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중력의 작용으로 척추에 무리가 생겨났다. 네 발로 걷게 되면 중력을 몸 전체로 분산시켜 척추에 무리를 덜 받게 된다. 그래서 나온 운동법이 바로 이 ‘네 발 걷기법’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호랑이 걸음(호보), 소 걸음(우보), 곰 걸음(웅보), 원숭이 걸음 등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발이 땅에 닿을 때 발가락으로 지그시 땅을 움켜쥐는 느낌으로 행하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 수련할 때는 코팅된 장갑 등을 끼고 하면 손바닥을 보호할 수 있다.
손발의 인대와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다리를 탄력 있게 한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위장하수 등 내장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 데 도움이 되는 자세다. 허리 건강에도 아주 좋다. 뱃살과 군살 제거,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이 자세는 무술인들에게는 신체 단련 기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어느 직장에서는 ‘네 발 걷기 동우회’까지 결성해 함께 수련한다고 한다. 심지어 백두산 등 해외 원정까지 가서 그곳에서도 이 수련을 한다고 하니 그 열정이 놀라울 뿐이다.
운동을 나누자면 크게 ‘부분 운동’과 ‘완전 운동(전체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완전 운동이란 부분 운동과는 달리 체중이 온몸으로 분산돼 온몸 구석구석을 모두 사용하는 운동을 말한다. 부분 운동은 신체의 특정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가 상대적으로 자극을 덜 받게 된다. 그런 연유로 신체에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물론 부분 운동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운동을 하려면 완전 운동을 해야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부분 운동보다는 완전 운동이, 완전 운동보다는 호흡을 겸한 완전 운동이 더 좋다. ‘코끼리 걸음 걷기 운동’은 호흡을 겸한 자연 운동이자 완전 운동이다.
또한 운동은 크게 자연 운동과 인공 운동으로도 나눌 수 있다. 자연 운동은 말 그대로 몸을 이용해서 하는 운동이다.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뛰고 걷고 물구나무서고 호흡하는 등의 운동이 이에 속한다. 대부분 유산소운동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맨몸으로 하는 요가가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공 운동은 특정 장소에서 특정한 기구를 사용해 하는 운동이다. 테니스, 골프, 헬스 등이 이에 속한다. 대부분의 기구 운동이 여기 속한다. 이렇게 보면 코끼리 걸음 걷기 운동은 자연 운동에 속한다 할 것이다.
사람의 근육은 크게 속근과 중간근 ,지근으로 나뉜다. 속근(速筋·fast muscle fiber)은 강하고 빠른 행동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몸을 잽싸게 돌릴 때나 달릴 때 사용된다. 속근은 지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색을 뛰기 때문에 백근(白筋)이라 불린다. 중간근은 걷거나 앉거나 일하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 주로 사용되는 근육이다. 이 두 부분의 근육은 늘 사용함으로써 단련이 용이하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도 꽤 있다. 이를 지근(遲筋·slow muscle fiber)이라고 한다. 적색을 띄며 적근(赤筋)이라 불린다. 지근에는 내장 근육이나 뒤로 걸을 때 사용하는 다리 근육, 팔을 뒤로 돌릴 때 사용하는 근육 등이 포함된다.
지근은 유산소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하고, 근 수축 속도는 느리지만 피로에 강한 근 섬유이다. 속근은 무산소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근 수축 속도가 빨라 강한 힘을 낸다.
단거리 선수는 순간적으로 내는 힘이 강한 속근이 발달돼 있고, 반대로 장거리 선수는 오랜 시간 근육을 쓸 수 있으며 피로 저항력이 높은 지근이 주로 발달된다고 볼 수 있다.
피부 가까이 있는 근육들은 속근이, 몸의 안쪽에 있는 근육들은 지근의 비율이 높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속근보다 지근 중심으로 단련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쉽게 근육통이 생기지 않으며, 지방이 쉽게 연소되고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앉고 걷고 뛰고 일상 속 활동이 매끄러워진다.
지근을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걷기이다. ‘아파서 못 걷는 게 아니라 걷지 않아서 아프다’라는 말도 있다. 코끼리 걸음 걷기는 속근, 지근의 단련을 아우르는 네 발로 걷는 종합 운동법이라 할 것이다.
헨리 메시니의 ‘아기 코키리의 걸음마(Baby Elephant Walk)’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제 5곡 코끼리’, 아지트 카우르(Ajeet Kaur)의 ‘가네샤 댄스(Dance of Ganesh)’ 곡이나 인도 영화 ‘신상(神象)’의 주제곡인 ‘찰 찰 찰 미레 사티(Chal Chal Chal Mere Saathi)’ 곡 등을 들으며 이 자세를 수련한다면 더욱 좋을 듯 하다.
요즘처럼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날, 야외 수련이 여의치 않으면 실내에서 이 자세로 몇 바퀴만 돌아도 운동량은 대단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진짜 마니아들은 눈 덮인 산과 들에서조차 기꺼이 ‘코끼리 걸음 걷기’로 땀 뻘뻘 흘리며 수련하고 있다니 경탄스럽다.
그들은 ‘심신의 건강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걸, 직접 몸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 몸의 언어가 점점 내공이 깊어지다가 어느 순간에는 몸으로 쓰는 주옥 같은 명시(名詩) 한 편이 눈부시게 탄생 할 것이다.
[코끼리 걸음 걷기/최진태]
덩치만 크다고요? 둔감해 보인다고?/개코보다 후각 발달 기억력도 비상하오/내변(糞)으로 종이도 만듦 버릴 것이 하나 없지
세존의 탄생 설화 나 빼곤 얘기 안 돼/해인사 가야산의 그 가야도 코끼리 뜻/흰 코끼린 길조의 징표 불가(佛家)에선 최고 예우
전체를 못 보면서 주관대로 편협하게/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한다는 말/바른 눈 깊은 지혜로 편견 없는 성찰을
고정관념 뛰어넘는 상상(想像)은 열린 마음/가능타 상상 속에서 모든 일 모든 꿈이/상상은 힘이 세구나 꿈꾸는 대로 이루니
울릉 앞바다며 독도리 서도에도/한반도 곳곳마다 코끼리 바위 들어섰네/인간과 공존하라는 대자연의 사자후라
가네샤 모습 보면 처음엔 어리둥절/형상에 얽힌 사연 하나 둘 알고 나면/볼수록 정겨웁도다 친근미도 느껴져
장애를 없애주고 지혜와 학문 관장/사업 번창 안전 여행 이 모든 걸 들어주는/이보다 더 간절한 염원 바칠 곳이 있을까
직립 보행 시작하며 생겨난 부작용들/다시금 원초적 동작 네 발로 기어 보세/온몸 기능 정상적으로 돌려준다 하지 않소
오장육부 제자리에 등뼈조차 조율하며/뱃살과 군살까지도 날씬하게 해준다죠/엉거주춤 우습게 봬도 전신 운동 최고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