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가던 모녀도 참변…과천 방음터널 화재 사망자 5명 신원 확인

입력 : 2022-12-31 20: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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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과천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망자들의 신원이 사고 발생 이틀 만에 모두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DNA 감정을 통해 피해자 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원 확인 결과 사망자 5명 중 여성은 3명, 남성은 2명이며, 연령대 별로는 60대 3명이며, 30대와 20대가 각각 1명이다. 이들은 모두 차량 4대 안에서 발견됐다.

여성 3명 중 2명은 차량 1대에서 발견됐으며, 이들은 모녀 관계로 모처럼 쉬는 딸이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엄마와 찜질방에 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명은 각기 다른 3대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이들 차량은 모두 최초로 불이 난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이 있던 차도 반대 방면인 안양 방향 방음터널 입구로부터 200∼300m 지점에 있었다.

앞서 경찰은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려워 사망자의 시신에서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먼저 차량 번호판 조회 후 가족과 연락해 DNA 대조 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신원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됐다.

전날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진행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운전자 A 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했으며 전날까지 2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당시 소화기로 불을 꺼보려 했다는 A 씨는 "운전 중 갑자기 에어가 터지는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30일 국과수, 소방당국과 합동 현장 감식에서 수거한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배터리 전기배선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을 통해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 운반용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시작됐다.

불은 아크릴로 된 방음터널 벽으로 옮겨붙으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 완전히 진압될 때까지 총 길이 830m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을 태웠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

류선지 부산닷컴기자 ruyj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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