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류영진 전 식약처장은 18일 오후 4시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강당에서 열린 특별 초청 강연회에서 부산이 발전하려면 시민들이 주체성을 획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어떻게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가덕신공항 조기착공 국민행동본부 등의 주최로 마련됐으며,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류 전 처장은 이날 TK통합신공항이 지어지면 남부권 중추 공항으로 추진하려 하는 가덕신공항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3일 신년 업무계획에서 TK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고 올 상반기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류 전 처장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가덕신공항이 발전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 개항도 중요하지만 활주로 증설 등 공항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김해 공항과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 1200만 명에 달하는 김해공항의 국내선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넓은 부지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산의 비전은 ‘관광’이 핵심축일 것이라는 게 류 전 처장의 생각이다. 콘텐츠를 곁들인 관광산업이 앞으로 부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부산으로 피란을 오면서 다양한 음악이 발달했다. 이런 역사가 빛을 볼 수 있게 부산에 ‘트로트 문화관’을 만들고 경연대회도 하는 등 부산다운 콘텐츠를 늘리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산업 발달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경제·기술 특구를 만드는 등 4차산업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인도·파키스탄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의 우수 인재를 데려와 부산을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부산의 개방적인 모습이 엑스포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전 처장은 특강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시민들이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 등 공론장이 많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부산의 문제를 발가벗기는 이야기를 앞으로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류 전 처장은 부산광역시약사회 회장,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후원회장을 역임하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식약처장을 맡았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