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많이 늘어나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 발맞춰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해에 버려지는 유기 동물의 수가 10만 마리나 된다는 어두운 현실 역시 우리의 모습이다.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면서 동물복지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유기 동물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리네쿡’ 최진아 대표다. 최 대표는 부산시가 운영 중인 동물사랑 나눔뱅크에 꾸준히 다양한 반려동물 수제 간식과 사료 등을 기부해 ‘동물사랑 천사기업’에 선정됐다. 매달 수익금의 일부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에 기부할 만큼 유기 동물을 돕는 일에 진심인 최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가 유기 동물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2016년 교통사고로 1년간 휴직을 했을 때 입양한 유기견 ‘마루’ 덕분이다. 최 대표의 집에 온 마루는 심한 눈물 자국과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마루 치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강아지 수제 간식과 화식(음식을 익혀서 주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6개월간 마루에게 손수 만든 사료와 간식을 먹인 결과 질병이 완치된 것을 보고 반려동물에게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러나 휴직이 끝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휴직 기간 내내 마루와 같이 지내다가 복직하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것. 어떻게 하면 마루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지인들의 권유로 2017년 사하구에 반려동물 수제간식점 ‘마리네쿡’을 오픈했다. 마리네쿡은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를 셀 때 부르는 ‘마리’를 활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요리를 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최 대표는 어류, 채소, 과일 등 모든 재료에 국내산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다. 사람보다 몸집이 작은 반려동물의 특성상 조금만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며 금세 탈이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캥거루·칠면조 등 수입품을 쓸 수밖에 없는 육류도 안전이 검증된 재료만 사용한다. 방부제·인공 색소·인공 향 등은 전혀 쓰지 않으며 무염, 무설탕 제품만 직접 손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마리네쿡의 음식은 최 대표의 반려견 마루도 애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리네쿡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레시피는 제과·제빵 자격증을 소지한 최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견주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만들어 달라는 지속적인 요청에 지난해 여름부터는 반려견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커피 및 음료, 간단한 식사, 디저트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고객들로부터 ‘마리네쿡 제품은 다르다. 믿고 먹인다’ ‘마리네쿡 간식을 먹인 후 강아지가 너무 건강해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 있고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