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을 유머로 풀었다… 사람을 사랑한 핀란드 거장

입력 : 2023-02-05 16:10:58 수정 : 2023-02-05 16:13:2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영화의전당 19일까지 시네마테크 기획전
핀란드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별전’
초기작 ‘죄와 벌’ 등 대표작 16편 상영

영화 ‘죄와 벌’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죄와 벌’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도스토옙스키 소설을 재해석해 장편 영화를 처음 만들었다. 하층민의 절망과 희망을 담은 영화들로 세계적 거장이 됐다. 차가운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했고, 슬픔과 절망을 유머로 풀어냈다. 감독은 사람을 사랑했다.

영화의전당은 이달 19일까지 해운대구 우동 시네마테크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별전’을 연다. 핀란드 세계적 거장인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영화 16편을 상영한다.

영화 ‘성냥 공장 소녀’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성냥 공장 소녀’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카우리스마키 특별전에서는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죄와 벌(1983)’을 상영한다. 동명의 도스토옙스키 소설 무대를 헬싱키로 옮겨 감독 특유의 정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를 세계적 반열에 올린 ‘천국의 그림자(1986)’ ‘아리엘(1988)’ ‘성냥 공장 소녀(1990)’ 등 ‘프롤레타리아트 3부작’도 관객을 만난다. 사회적 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고, 건조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유머가 담겼다.

영화 ‘어둠은 걷히고’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어둠은 걷히고’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고용과 주거 불안, 고독과 소외를 조명한 ‘빈민 3부작’도 상영한다. ‘어둠은 걷히고(1996)’ ‘과거가 없는 남자(2002)’ ‘황혼의 빛(2006)’을 스크린에 건다.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들의 절망 탈출기 ‘오징어 노동조합(1985)’, 누벨바그를 대표한 장-피에르 레오를 주연을 맡은 ‘나는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했다(1990)’ 등도 만날 수 있다.

상영 영화와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일부 상영작은 김은정, 김필남, 김지연 평론가 영화 해설도 이어진다. 관람료는 7000원, 유료 회원과 청소년·노인은 5000원이다.

영화 ‘오징어 노동조합’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오징어 노동조합’ 스틸 컷. 영화의전당 제공

이번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별전’은 영화의전당이 올해 처음 선보이는 시네마테크 기획전이다. 영화의전당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명목으로 올해 해외영화제를 확대하는 대신 시네마테크 기획전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일 방침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