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탄소중립 요구에 발맞춰 국내 최대 선사 HMM이 메탄올을 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첫 발주했다.
HMM은 한국조선해양, HJ중공업과 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경배 HMM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유상철 HJ중공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HMM이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모두 메탄올을 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7척, HJ중공업이 2척을 건조한다. 발주 금액은 총 1조 4128억 원으로, 선박들은 2025년부터 2년간 순차적으로 HMM에 인도된다.
HMM은 지난해 7월 중장기 전략 발표를 통해 친환경 선대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HMM이 친환경 연료 추진선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탄올은 황산화물 배출은 사실상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은 최대 80%까지 줄여,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저감할 수 있다. 전 세계 해운업계는 메탄올을 비롯해 LNG,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차세대 친환경 연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HMM은 안정적인 연료 수급을 위한 공급망도 확보했다. 프로만, PTTEP, 유러피안 에너지, 현대코퍼레이션 등 국내외 5개사와 메탄올 생산과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들 회사와 주요 항만에서 메탄올 공급에 대한 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HMM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번 선박과 관련한 금융 협력과 함께 향후 친환경 선박 도입을 위한 투자·보증에 나설 예정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