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플스토리] 소중한 생명 살리는 119구조견을 아십니까

입력 : 2023-02-15 17:49:48 수정 : 2023-04-06 1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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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현장서 한국 구조견들 활약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생존자 신속 탐색
전국 34마리 중 부산에 3마리 배치 활동 중
인식 높지 않아 수색하다 만나면 오해받기도
10살 무렵 은퇴, 일반가정 입양 후 새 삶 시작

튀르키예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과 구조활동 중인 ‘토백이’. 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과 구조활동 중인 ‘토백이’. 연합뉴스
부산 119구조견 영웅, 충성, 유리. 핸들러들과 부산119구조견들이 훈련하기 전에 모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119구조견 영웅, 충성, 유리. 핸들러들과 부산119구조견들이 훈련하기 전에 모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119구조견 영웅, 충성, 유리. 핸들러들과 부산119구조견들이 훈련하기 전에 모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119구조견 영웅, 충성, 유리. 핸들러들과 부산119구조견들이 훈련하기 전에 모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최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119구조견 ‘토백이’가 주목을 받았다. 토백이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으로 지진 현장에서 실종자 탐색, 시신 발견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7일 튀르키예에 파견됐다. 토백이는 구조작업 중 상처를 입어 붕대를 감은 채 수색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한 사람이도 더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토백이의 모습은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백이 외에도 티나, 토리, 해태 등 4마리의 119구조견이 파견돼 임무를 다하고 있다. 119구조견에 대해 알아봤다.


■119구조견이란?

119구조견은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발달한 후각과 50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활용해 재난 현장의 생존자를 신속하게 탐색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부산에는 2004년 구조견이 첫 배치돼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119구조견은 2016~2020년까지 5년간 3290번 출동해 175명(생존자 81명)을 찾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구조견은 선진화 시설을 갖춘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우수견을 양성한 후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배치한다.

구조견으로 활동하는 견종은 지능이 높고 끈기가 있는 보더콜리, 머리가 좋고 강인하며 충성심 강한 저먼 셰퍼드, 강인한 성격과 민첩한 기동력, 총명함까지 자랑하는 벨지안 말리노이즈 등이다. 구조 작업이 야산이나 지진 현장 등 넓고 위험 요소가 많은 환경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소형견보다는 중·대형견 중심으로 구조견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앙구조본부와 각 지방 본부에 모두 34마리의 구조견이 있다. 부산에는 영웅, 유리, 충성 3마리가 있다. 구조견과 함께 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 있는데, 바로 핸들러다. 핸들러는 119구조대원 중 희망을 받아 선발하며, 전문교육을 통과해야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

■119구조견 활동은 어떻게 할까?

상황실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연락이 오면 핸들러와 보조자 2인, 구조견 1마리가 팀을 이뤄 현장에 출동한다.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하는 훈련을 받은 구조견은 현장에서 사람의 냄새가 강한 곳에서 짖거나 긁는 행동을 한다.

부산 구조견은 2019년 3월 엄광산에서 조난한 지체장애인을 수색 6시간 만에 구조했다. 같은 해 4월에는 기장군 용천산에서 조난당한 70대 남성을 구조하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91회 출동해, 9명의 구조자를 찾았다. 이렇듯 구조견은 일반 구조 대원 30명 이상의 역할을 한다.

출동하지 않는다고 쉬는 것이 아니다. 긴장이 풀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출동이 없는 날에도 복종과 장애물 극복 훈련, 수색 훈련 등을 수행한다. 이렇게 열심히 한 덕분일까. 부산 119구조견 충성이는 2022년 개최된 ‘제12회 전국 119구조견 경진대회’ 수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경진대회는 장애물을 연속 통과하는 종합전술과 주변 야산에서 2명의 가상 실종자를 구조하는 산악지역 수색 등 2종목으로 진행된다. 평가는 소요 시간과 119구조견의 수색 능력, 핸들러의 운용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결정한다.

이렇게 열심히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119구조견에 대한 인식이 널리 알려진 게 아니다 보니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서태호 핸들러는 “산속에서 구조 작업을 할 때 사람이 다니기 힘든 곳으로 수색을 하지만, 요즘 등산로가 워낙 다양해 사람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며 “간혹 구조견을 보고 대형견인데 왜 입마개를 안 하냐, 목줄 왜 안 했냐고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구조견은 강인한 외모와 달리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 없어 반가운 마음에 사람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만약 산속에서 구조견 조끼를 입은 대형견을 본다면 화를 내기보다는 ‘구조 활동을 하고 있구나’라고 여기고 그냥 지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산일보 | 최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119구조견 ‘토백이’가 주목을 받았다. 토백이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으로 지진 현장에서 실종자 탐색, 시신 발견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7일 튀르키예에 파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백이 외에도 티나, 토리, 해태 등 4마리의 119구조견이 파견돼 임무를 다했다고 한다.그래서 오늘은 부산 구조견

■은퇴 후, 구조견은 어디로 갈까?

구조견의 활동 기간은 다르지만 10살 정도가 되면 은퇴를 한다. 견생 20세 시대에 은퇴가 조금 빠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제2의 견생을 위해 한 살이라도 건강할 때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 주기 위함도 있다. 은퇴할 경우 소방청이나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 은퇴견 입양 공고문을 게재해 희망자를 받는다. 입양 신청자의 집을 방문하는 등 실사 검증을 거친 후 입양자를 결정한다.

서태호 핸들러는 “함께 활동하는 구조견이 나이가 들면서 해마다 기력이 떨어지면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든다”며 “구조견이 현역에 있을 때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활동하고, 은퇴하면 좋은 보호자를 만나 제2의 견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희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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