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 정부 "금융충격 대비하라"

입력 : 2023-03-16 18:05:52 수정 : 2023-03-16 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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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 주가 24% 하락
붕괴 시 세계경제 충격 예상
금융위 '건전성 제도' 정비 추진


크레디트스위스. AP연합뉴스 크레디트스위스. A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가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 정부의 긴급 구제책에 다소 진정되는 듯 했던 세계 금융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설로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이에 우리 금융당국의 대응 수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자칫 국내 시장에도 예기치 못한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이날 하루 24% 하락 마감했다. 2021년 2월 대비 주가는 85% 이상 빠진 상태다.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SVB 사태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SVB 붕괴 이후 고조된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자산 규모가 약 5000억 달러(약 656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IB 중 하나다. 만약 무너질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SVB와 비교도 못할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유럽 증시는 이날 일제히 폭락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는 4.61%,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4.37%,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3.8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58%,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27% 각각 급락했다.

SVB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우리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금융충격’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 방향을 논의했다.

우선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대응완충자본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보통주 자본비율은 12.26%로 유럽연합(14.74%), 영국(15.65%), 미국(12.37%) 등 주요 선진국 은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 올해 2~3분기 중 현재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에 추가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나아가 해외 사례를 고려해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자본 완충분을 유지토록 하는 경기중립 완충자본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스트레스테스트의 신뢰성도 제고하는 제도 정비도 병행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금융안정 유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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