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삼익비치 설계업체 변경 다시 원점으로

입력 : 2023-03-19 18:17:51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조합 “건원 입찰 자격 부적격”
평가서 직원 수 부분 문제 삼아
계약 해지에 조합원 반응 엇갈려
이전 설계사 일신과도 소송 중

남천동 삼익비치 재건축이 설계업체의 입찰자격 부적격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부산일보DB 남천동 삼익비치 재건축이 설계업체의 입찰자격 부적격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재건축의 ‘최대어’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의 설계업체 변경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설계 용역업체로 선정된 종합건축사무소 건원에 대해 남천2구역(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입찰자격 부적격’으로 판단을 내렸다.

19일 남천2구역(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총회 선정 설계자의 자격 검증에 관한 심의’를 한 결과 입찰자격 부적격으로 보고 설계업체 선정을 무효화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합은 향후 대의원 회의를 열고 차점자 승계를 할 것인지, 입찰을 통해 총회에서 다시 선정을 할 것인지를 정하게 된다.


조합은 지난 11일 정기총회에서 기존 설계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정했다. 투표 결과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이 727표,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가 694표, 해안종합건축사무소가 567표, MAP건축종합건축사무소가 140표를 받아 건원이 설계 용역 업체로 선정됐다.

하지만 조합에서 최종적으로 입찰자격을 확인한 결과 조합은 건원에 대해 입찰자격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전 조합은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투표를 하기 위해 ‘자기평가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라 기호를 정했다. 자기평가서에는 매출액, 직원 수, 신용평가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업체가 1번을 받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총회 전 1번을 받은 업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은 등록된 직원이 150여 명이었지만 700여 명이 있다고 기재해 직원 수 만점기준 200명을 넘겼다. 조합은 건원에 대해 ‘허위 사실이 있을 경우 선정을 무효로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건원은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엔지니어링 회사의 직원을 합한 수라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사항에 문제가 없더라도 입찰지침에 컨소시엄 금지 조항도 두고 있기에 건축사사무소와 엔지니어링 회사가 함께 입찰한 건원에 대해 조합은 입찰 자격 부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건원 측이 반발해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조합은 한꺼번에 두 설계업체와 법적분쟁을 하게 된다. 기존 일신의 설계에 대해 조합원이 전 세대 오션뷰 확보, 전용률 상향, 천장고 상향 등을 요구했지만 일신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 해지까지 이어졌다. 이에 반발한 일신과 조합은 현재 법적 분쟁 중이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건원은 일반분양 수를 늘리고 특화설계를 줄여 경제성에 방점을 두어 조합원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건원은 설계안에서 다른 건축사사무소와 달리 특화 설계에 해당하는 브리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해안(1개), ANU(2개), MAP(4개)는 브리지를 설계안에 포함했다. 공사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남천 삼익비치 A 조합원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짓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일 것인데 분담금 논란 이후 너무 많은 조합원들이 당장의 비용에만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조합원 B 씨는 “이미 설계업체가 한 번 바뀐 상황에서 또 다시 선정을 해야하면 공사기간이 더욱 늦어질까 걱정”이라며 아쉬워했다.

삼익비치 아파트는 1979년 광안리 해변 인근에 최고 12층, 33개 동, 3060가구로 준공됐다. 예상되는 공사비는 1조 2000억 원이며 2016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