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친동생과 사소한 말다툼 끝에 동생을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2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4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5일 오후 11시께 부산 사하구 감천사거리에서 친동생인 50대 B 씨에게 흉기와 둔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어린 시절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A 씨는 B 씨를 비롯한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2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게 됐다.
A 씨는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 제사 문제로 B 씨와 전화로 다투다가 B 씨가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A 씨는 B 씨를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한 뒤 흉기와 둔기를 챙겨 B 씨를 마중나갔다.
B 씨는 형과 대화하기 위해 맥주와 음료수 등을 사들고 왔지만, A 씨는 그런 동생에게 흉기와 둔기를 마구 휘둘렀다. B 씨가 놀라 도망가자 A 씨는 쫓아가며 계속 흉기와 둔기를 휘둘렀고, B 씨가 ‘형, 나 죽을 것 같다. 그만해라’고 애원하자 그제서야 범행을 멈췄다.
재판부는 “다행히 B 씨가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에 비춰보면 범행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고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 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을 다녔는데, 부모에 대한 원망 등으로 다른 가족에게 공격적인 방식으로 이를 표출했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사람과 사회에 대한 불신, 우울함 등을 가진 채 외롭게 생활한 것이 이 사건 범행 일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