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공중보건의 대거 전역…경남 곳곳 의료공백 우려

입력 : 2023-03-23 17: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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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공중보건의 398명 중 170명 이달 말 전역
후임자 오기까지 3주 정도 의사 없는 곳 많아
복무 기피 현상으로 의료사각 지역 늘 가능성

지난 2020년 배치된 공중보건의가 이달 말 전역한다. 신규 배치까지 3주 정도의 공백기가 발생할 전망이어서 의료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지난 2020년 배치된 공중보건의가 이달 말 전역한다. 신규 배치까지 3주 정도의 공백기가 발생할 전망이어서 의료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이달 말부터 3주 정도 일선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지역의 경우, 의료공백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도내 각 시·군에 배치된 공중보건의는 모두 398명으로, 이 가운데 43%인 170명이 이달 말 복무기간 만료로 전역한다.

분야별로는 의과 101명, 치과 20명, 한방 49명으로, 특히 의과의 경우 49%가 한꺼번에 빠진다.

공중보건의는 병역의무 대신 3년 동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구에서 공중보건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를 말한다.

원래 공중보건의는 복무기간에 맞춰 신규 배치가 이뤄지다 보니 공백기가 거의 없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될 당시, 현장 의료인력이 부족해 3주 정도 빨리 공중보건의가 배치됐다.

당연히 3년 뒤에 3주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정부 차원에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전역 시기를 맞은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밀린 휴가를 가야 해 벌써부터 일선 보건소에는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농어촌지역의 경우 공중보건의 의존도가 높아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현우 기자 농어촌지역의 경우 공중보건의 의존도가 높아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현우 기자

크고 작은 병원이 있는 시 단위 지자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군 단위 지자체의 경우, 공중보건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당장 의료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실제 고성군은 26명 가운데 18명, 69.2%가 이탈하며, 창녕과 합천은 62.5%, 함양은 55.6% 등이 전역한다.

공중보건의 신규 배치는 다음달 중순 이뤄질 예정이어서 적어도 3주 정도는 주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후임 공중보건의 배치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몇 명이 충원될 지 미지수다.

경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 예전만큼 인력이 충원 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예전에 비해 여성 의사 비율이 높아졌고, 남성 의사들마저 복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공중보건의를 기피하는 경향이 생겼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농촌지역으로선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선 지자체들이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의 순환근무를 계획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다. 김현우 기자 일선 지자체들이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의 순환근무를 계획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도를 비롯해 전국 일선 지자체들이 꾸준히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일선 보건소들은 일단 공중보건의들이 보건지소를 순회하며 진료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반진료를 받기 위해 보건소에만 하루 평균 수십 명 이상이 찾아오는 데다, 순회를 하더라도 일부 보건지소는 아예 환자를 받을 수 없다.

경남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공중보건의 전역 시기에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실정에 맞춰 순환근무를 할 계획이다. 다만 인력이 충분치 않은 만큼 일부 주민들의 불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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