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들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전문 병동을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 환자의 의료비 절감은 물론 간호와 간병 등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김옥선 간호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암 등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한 팀이 돼 환자를 24시간 돌봐주는 의료 제도이다. 정부는 2016년부터 기존 포괄간호서비스의 명칭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변경해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도 지난달부터 전체 병동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전환해 전인 간호를 제공하고 있다.
김 간호사는 19년간 간호사로 활동하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경험한 환자들의 애틋한 사연을 수필로 써 이 제도의 필요성과 확대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가 쓴 ‘나의 초심을 지켜주는 사람들’은 최근 부산시간호사회에서 주관하는 ‘제24회 간호문학 및 간호사진 공모전’ 간호문학 부문에서 가작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간호사는 수필에서, 19년 차 임상 간호사로 수많은 환자를 간호해 왔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근무는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보호자 없이 전인 간호를 제공하고 암센터의 특성상 높은 중증도 환자를 간호하느라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동안 바쁜 업무로 다 들어주지 못했던 환자들의 요구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 간호사는 수필에서 눈시울을 붉힐 정도로 가장 인상에 남는 환자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환자는 50세 젊은 나이에 폐암 진단을 받았고 뇌 전이로 인한 하지 마비로 침상에 누워 생활해야 했습니다/(중략)/기본적인 배설 간호는 물론 욕창이 생겨 매일 관리하고 도움 없이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환자의 체위 변경 또한 빈틈없이 했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의 정서적인 문제를 헤아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중략)/이후 환자는 퇴원하고 평소처럼 일하던 중 병원에서 친절 직원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중략)/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편지가 있었습니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욕창을 낫게 해주고, 간호를 잘해 주어서 감사하다는…/(중략)/마치 이제 막 글을 배운 7세 아이의 글씨처럼 삐뚤하고 간격도 맞지 않았지만 힘이 없는 손으로 얼마나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썼을까 생각하니 너무 고마웠고, 그 고마움은 ‘내가 환자에게 더 잘해야겠구나’라는 의지로 커졌습니다.’
김 간호사는 “신입 간호사부터 19년의 시간이 능숙한 간호사로 만들었다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은 나를 성숙한 간호사로 키웠다”고 말했다. 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에게 비용과 부담을 해소하고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지만, 간호사 스스로에게도 진정한 간호란 무엇이며, 어떤 간호사로 성장해 나갈 것 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제도이다. 이 제도가 잘 정착돼 모든 간호사들이 환자의 마음까지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