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국조 놓고 간극 벌어지는 민주당과 정의당…“악마와 손잡았다”는 말까지 나와

입력 : 2023-03-31 10: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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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특검법 법사위 상정 이후 민주당에서 정의당 비난 목소리
민주당 김용민 의원 “정의당, 악마와 손을 잡겠다는 이상한 각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각각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주장하며 대립했다.

민주당에서는 정의당이 국민의힘과 합의를 통해 특검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이끌어낸 데 대해 “악마와 손잡았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이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의당도 공범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법사위에 상정했지만 제대로 처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민주당의 인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의 ‘법사위 상정 전략’은 결국 국민의힘의 ‘시간끌기 전략’과 다름 없다는 주장이다. 김용민 의원은 31일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지정을 하면 법사위에서 논의를 못하는 게 아니라 법사위에서 180일 이내에 논의하라고 지정하는 것”이라며 “정의당은 패스트트랙을 지정하면 법사위에서 논의를 안하고 본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특검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 절차를 제대로 밝아 명분을 쌓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의 명분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국민의힘을 더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다. 정의당 이 대표는 대신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문제 등에 대해 (정상회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상임위) 종합 청문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의당이 이처럼 독자노선을 선택한 데 대해 민주당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민심과 자꾸 대비되는 판단을 하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다”면서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 국정조사를 하지 않았느냐”면서 “야당이 정의당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정당, 다른 의원들과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169석)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7석)으로 180석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정의당(6석)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에 대해 “악마와 손을 잡았다”는 등의 거친 언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또 정의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하면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외치고 있어 양당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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