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해외에서 발송한 정체불명의 소포가 속속 도착하고 있어 정부가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 정부는 주문한 적 없는 해외 우편물이 자신에게 배송된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21일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낮 12시 29분께 동구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노란색 소포가 배달됐다. 이 우편물을 개봉한 시설 관계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 3명은 현재 격리병상에 입원 중으로, 현재는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봉투에 별다른 물질이 없어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밀검사를 위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냈다.
소포는 전국에 도착하고 있다. 제주시에 사는 A씨는 20일 수상한 소포가 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11일 오전 8시 50분께 우편함에서 이 소포를 발견했는데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튜브형 용기 2개를 확인한 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나 이후 울산의 뉴스를 듣고 인근 지구대를 방문해 신고했다. A씨가 받은 소포는 울산에서 발견된 소포와 비슷한 노란색 봉투에 들어있었으며,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함안군에서는 21일 오전 8시 58분께 칠원읍 소재 모 건설사 대표이사 B씨가 사무실에 해외 우편물을 보관 중이라고 신고했다.
이같은 우편물은 서울 충북 경기도 전북 등에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21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공장에 의문의 우편물이 도착한 것을 공장 관계자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해당 우편물은 검은 비닐봉지에 쌓여 있었고, 주소는 해당 공장으로 돼 있었으나 수신인에는 공장과 전혀 관계없는 외국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대전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18분께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에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발견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한 시민은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대만에서 배송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라고 표시돼 있고, 발신지가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으로 된 소포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사례가 잇따르자 과기부 우정사업본부는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해외 발송 우편물이 비닐 등으로 이중포장돼 있거나 주문한 적이 없다면 일단 의심하고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