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국 선정 경쟁에서 부산이 70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70표, 이탈리아 로마가 23표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는 중간 판세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실과 2030엑스포유치위원회 등은 최근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1개국을 대상으로 2030월드엑스포 개최국 지지 현황을 파악했다. 사우디가 다소 앞서가던 국면은 지난 6월 BIE 4차 프레젠테이션(PT) 이후 크게 요동쳐 이 같은 결과로 바뀌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한국은 16일 현재 70개국으로부터 공식 지지 선언을 받았거나, 내부적으로 한국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이후 지지 국가가 극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사우디 지지 국가 숫자는 늘지 않고 정체됐으며,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국가 중심의 제한적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 지지를 공식 선언했거나 우호적인 국가 가운데 25개국이 최근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물밑으로 전해왔다”면서 그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가수 싸이가 나선 4차 PT와 BIE 실사단 실사 보고서 공개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11월 총회 1차 투표에서 어느 나라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유럽국가 가운데 20여 개국 이상이 우리에게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파행 사태가 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잼버리는 잼버리이고, 월드엑스포는 월드엑스포다.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에 선을 그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잼버리 사태를 겪고 나서 ‘월드엑스포를 유치해 제대로 치러보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유치전 돌입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국가적 행사인 잼버리가 야당의 공세거리가 됐다. 월드엑스포만큼은 지금부터 철저히 챙겨 어느 정권에서든 정쟁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초부터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 굵직굵직한 외교 이벤트에 잇따라 참석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제회의를 계기로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각국 정상과 릴레이식으로 양자회담을 가질 수 있도록 외교 일정을 조율 중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교섭을 본격화한 것도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의중이 반영됐다고 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