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 서울보다 비싸진다

입력 : 2023-08-20 18:06:52 수정 : 2023-08-21 09: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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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버스 요금 350원 인상 예고
도시철도도 내년 5월까지 2회↑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비싸져
시 “6~10년간 요금 동결로 불가피”
시민단체 “시민에게만 부담 전가”

부산시가 만성적인 대중교통 적자를 이유로 버스·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20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앞 중앙로에 시내버스가 오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만성적인 대중교통 적자를 이유로 버스·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20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앞 중앙로에 시내버스가 오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이 오는 10월 6일부터 인상된다. 시내버스 요금은 350원 일괄 인상되며, 도시철도 요금은 150원 우선 인상 후 내년 5월 150원을 추가 인상해 총 300원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부산의 대중교통 요금은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비싸지게 된다. 부산시는 대중교통 운영 적자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가 대중교통 혁신 실패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산시는 지난 18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심의를 통해 대중교통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을 각각 350원, 3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상된 요금은 오는 10월 6일 오전 4시부터 적용된다. 성인 요금은 인상되지만, 청소년 요금은 동결했다. 어린이 요금은 이날부터 교통카드 사용 시 무료다.



버스 요금의 경우, 성인 교통카드 요금 기준으로 △시내버스 1550원 △좌석버스 2050원 △심야 일반버스 1950원 △심야 좌석버스 2450원으로 인상된다. 현금은 이 요금에 150원이 추가된다. 마을버스 요금도 시내버스와 같은 날 동일한 금액인 350원 인상된다.

도시철도 요금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는 10월 6일 150원을 먼저 인상하고, 나머지 150원은 내년 5월 3일에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에는 도시철도 요금이 교통카드 이용 시 1구간 1450원, 2구간 1650원으로 인상된다. 현금은 교통카드 요금에서 100원 추가된다. 내년 5월 추가로 금액이 인상되면 1구간 1600원, 2구간 1800원으로 인상된다. 부산~김해 간 경전철 요금은 경남도 운임조정위원회 등 김해시의 행정절차를 거쳐 협의 후 시행할 예정이다.

시내버스의 요금 인상은 2013년 11월 이후 10년 만이다. 도시철도 요금은 2017년 5월 이후 6년 만에 인상됐다. 시는 대중교통 운영 적자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간 환승할인제 시행, 급격한 인건비 상승, 도시철도 노후화, 시내버스 장거리 노선 증가, 코로나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 등으로 인해 적자가 가중됐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교통 운영 적자는 7098억 원이다.

이번 대중교통 요금 인상액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달 시내버스 요금을 300원 인상해 1500원으로 올렸다. 인천과 울산도 250원 인상해 1500원으로 올렸다. 도시철도의 경우 수도권은 150원 씩 두 번에 걸쳐 300원을 인상한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400원으로 오르고, 내년 하반기에는 최종적으로 1550원으로 오른다.

이에 대해 시는 타 지역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의 시내버스 원가보전율이 서울에 비해 월등히 낮은 데다, 요금제도도 서울은 거리비례제, 부산은 단일요금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부산은 시내버스 요금을 10년 만에 올린 만큼, 인상 금액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 정임수 교통국장은 “물가대책위원회의 조례에 따르면 2년 마다 요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요금을 조금씩 인상하면 재정지원금이 1000억 원 이내로 관리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버스 요금이 10년간 동결되면서 3000억 원이 넘는 재정지원금이 투입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결정에 시민들도 불만을 터뜨린다. 평소 버스로 출퇴근하는 박 모(31) 씨는 “대중교통의 질이나 서비스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보다 못한데, 요금은 가장 비싸게 받는다면 시민들이 외면할 것”이라면서 “한달로 치면 체감은 더 클 것 같다. 시가 대중교통 운영을 잘못하고는 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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