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과거 암 투병을 이겨냈다는 사연과 함께 기부, 모금 등의 선행과 이른바 '참교육·정의구현(사적 응징)' 영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인터넷 방송인 유정호가 자신의 구독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혐의로 징역형을 추가 선고받았다.

2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임동한 부장판사)는 유명 유튜버임을 내세워 지인들에게서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기소된 유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구독자 약 100만 명을 보유하며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던 유 씨는 2021년 1∼5월 유튜브 활동으로 알게 된 8명에게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113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 씨는 온라인 도박에 빠져 돈이 필요해지자 피해자들에게 "100만 구독자 계정만 팔아도 30억이 넘고 두 달이면 3000만원이 나온다"고 재력을 과시하며 돈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유튜버인 자신을 신뢰한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거액을 편취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 금액을 대부분 변제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정호는 A 씨의 15억5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에도 유 씨는 '지인들의 돈을 빌려 투자를 했는데 사기를 당했다'면서 A 씨에게 돈을 빌린 뒤 12명의 계좌로 총 15억5000만원을 입금시키도록 했다. 하지만 유 씨는 이들 12명에는 "돈을 잘못 송금했다"고 연락해 입금된 돈을 다시 자신의 계좌로 되돌려 받은 뒤 이를 온라인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