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달려오는 ‘타바라’, 버스 요금 내고 택시처럼 탔네

입력 : 2023-09-03 2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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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타 보니

이달부터 기장군 일대 본격 운행
15인승 5대 15개 정류장 오가
앱으로 호출하자 1분 만에 도착
노선 없이 AI로 최단 거리 운행
대중교통 취약지 교통 대안으로

승객이 호출하면 운행하는 부산형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버스인 ‘타바라’ 개통식이 지난 1일 오전 부산 기장군 동해선 오시리아역에서 열려 시범 운행이 시작됐다. 이재찬 기자 chan@ 승객이 호출하면 운행하는 부산형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버스인 ‘타바라’ 개통식이 지난 1일 오전 부산 기장군 동해선 오시리아역에서 열려 시범 운행이 시작됐다. 이재찬 기자 chan@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운행 첫날인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역. ‘타바라’ 앱에 탑승객 1명, 출발지 오시리아역, 도착지 대변항을 입력한 뒤 버스를 호출하자 오시리아역 인근에서 대기하던 버스가 1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시의 상징색을 입힌 버스 안에는 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었다. 기사가 탑승 완료를 누른 것을 확인하고 교통카드를 찍자 승차가 완료됐다. 자리는 사전에 지정돼 있었고 언제 내릴지는 버스 내부에 있는 모니터에 표시됐다. 노선은 따로 없이 AI가 최단 거리를 산정해 움직여, 도착 예정시간보다 10분이나 빨리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대중교통 오지로 꼽히는 부산 기장군에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가 운행에 들어갔다. 요금은 시내버스와 같고 시민이 필요한 시간에 호출할 수 있어, 기장군 관광지역 교통 불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요응답형 버스가 부산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대중교통 취약지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일 기장군 오시리아역 광장에서 부산형 수요응답형 교통(DRT) ‘타바라’가 개통식과 함께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3일 오후 3시 현재 총 187명의 승객이 타바라를 이용했다. 홍보가 좀 더 이뤄지고 날씨가 좋아진다면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 수요는 지금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바라 운전기사 이석호(62) 씨는 “기장군은 관광지역이지만 교통이 좋지 못하다”며 “가격은 시내버스와 동일하고 택시처럼 부르면 달려오는 수요응답형 버스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50대 이 모 씨는 “택시 앱으로 호출하듯 버스를 호출해 대변항으로 쉽게 갈 수 있었다. 시스템은 택시와 같은데 요금은 시내버스와 동일해 많은 시민들이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형 수요응답형 교통(DRT) 타바라는 시내버스의 대량수송과 택시의 높은 접근성을 결합한 관광용 DRT이다. 승객이 필요한 시간에 정해진 정류장으로 버스를 부르는 탄력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돼 비용 절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세종시와 청주 등 일부 지역에서 DRT가 활발히 운영 중인데,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국·시비 15억 8000만 원이 투입돼 1년간 시범 운영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타바라 전용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5인승 버스 총 5대가 운영되며 기장군의 주요 관광지인 해동용궁사, 롯데월드 등 15개 정류장을 오간다. 오시리아역 3대, 기장역 1대, 국립수산과학원 1대씩 대기한다. 이용객은 15개 정류장 내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택하면 된다. 택시처럼 1인 이용도 가능하다. 버스를 호출하면 이용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던 타바라가 출발하고, 목적지까지 AI가 최단거리를 산정해 움직이는 식이다. 이동 방향이 비슷한 승객이 인근에서 호출하면 AI가 판단해 승객 합류도 이뤄진다. 정해진 정류장은 있지만 일반 버스처럼 노선이 따로 있지 않다.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 평일 피크시간대(오전 9시~오후 7시)는 5대 모두 운행하고, 나머지 시간대는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행한다. 요금은 1200원으로 시내버스와 동일하고 다른 교통수단과 환승도 가능하다. 부산 시내버스 요금이 오르면 타바라 요금도 동일하게 오를 예정이다.

타바라가 기장군 내 주요 관광지역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장군은 가구 업체 이케아와 롯데월드가 생기면서 부산 내 떠오르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됐고,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대중교통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시내버스 노선 평균 배차 간격 20분에 마을버스 배차 간격은 1시간에 달해 관광객의 불편이 잇따랐다. 교통체증 심화로 주민들의 불편함도 가중됐다. 시는 타바라 이용객 수요가 높아지면 도로 병목 현상이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타바라가 관광용을 넘어서 부산 내 대중교통 취약지로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퇴근 시간대만 수요가 높은 강서구 녹산산단이나 대중교통 취약지인 원도심 산복도로, 시 외곽지역은 대중교통 확충이 절실한 대표적인 대중교통 취약지다. 탄력적인 DRT 운영이 가능해지면 시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교통 약자 이동복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역점 사업인 15분도시 실현 가능성도 커진다. DRT와 지하철역 등 광역환승시설과 연계해 15분 생활권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10년째 40% 초반에 머무르는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첫 운행인 만큼 보완해야 할 지점도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예약을 하다 보니 노년층 이용이 어렵다. 정류장이 15개 목록이 따로 없어, 앱에 표시된 지도를 통해 일일이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야 한다. 이에 시는 시범운행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DRT 활용으로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보다 대기 시간이 얼마나 주는지, 유류비 등 하루 운행 비용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등 3개월 뒤, 효과 분석에 나선다. 시 공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시범운행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은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타바라가 성공적으로 지역에 정착한다면 타 지역 콜버스 확대 사업 등도 검토해 대중교통 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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