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양심적 판단과 기대를 무참히 파괴하고 저버린 ‘국민의힘 성범죄 참사’입니다.”
외국인 비하 발언에 이은 성희롱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경남 거제시의회 양태석 의원 제명안이 여당 반대로 부결되자 야당이 ‘제 식구 감싸기’라며 공세에 나섰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양 의원은 연이은 실언 이후 탈당해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거제시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양태석 의원에 대한 ‘제명’, ‘공개사과’ 징계 안건을 다뤘다.
이중 제명안 심사는 앞서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나온 권고안에 대한 의결 과정이었다.
전원 외부인으로 구성된 자문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참석 위원 만장일치로 양 의원 제명 의견을 냈다.
하지만 정작 윤리특위는 결정을 미뤘고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제명안은 무기명 투표 끝에 찬성 8명, 반대 7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제명 의결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16명 중 11명)가 있어야 한다.
제9대 거제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석 대 8석’으로 여야동수다.
국민의힘 의원이 의제로 올린 ‘공개사과’ 역시 찬성 4명, 반대 6명, 기권 4명, 무효 1명으로 무산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과 서일준 국회의원의 대시민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무후무한 현역 시의원 성희롱 사건임에도 정작 가해자는 너무나 뻔뻔하게 큰소리치며 후안무치, 안하무인, 적반하장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2차 가해적 발언과 행위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명안 부결은 명백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무책임한 ‘묻지마 제 식구 감싸기’이자 ‘성범죄 동조’에 다름 아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거제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인 서일준 의원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들은 “서 의원은 공천 책임자로서 근본적 자질 미달의 사람을 단독으로 추천해 시민의 대표로 세운 책임이 있다”며 “당선 후에도 끝없이 제기되 온 자질 논란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화를 키웠고, 결국 ‘국민의힘 성범죄 참사’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시민들의 공분 등을 엄중히 인식해 제대로 된 대시민 공개 사과와 함께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자세”라며 “책임 있는 자세가 나올 때까지 엄중히 지켜보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양 의원은 지난 7월 동부면 주민총회 후 이장 등 10여 명의 여성 위원 앞에서 ‘나는 돈은 없고, 가진 것은 이거 두 쪽밖에 없다’며 양손을 주요 부위에 갖다 대는 행동을 했다는 주장에 제기돼 성희론 논란이 불거졌다.
또 지난 4월에는 “베트남 애들은 게으르고 관리가 안 된다. 10명 중 1명은 뽕을 한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시의회로부터 ‘공개 사과와 경고’ 징계를 받았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