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조화 대신 생화” 추석 성묘 문화 바뀔까

입력 : 2023-09-26 18:08:23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부산시, 영락공원 등 5곳서
조화 판매·반입 금지 추진
28일 생화 무료나눔 캠페인
쓰레기·탄소 배출 감소 기대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조상의 묘를 찾은 시민들이 벌초와 성묘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조상의 묘를 찾은 시민들이 벌초와 성묘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명절 때마다 부산의 공원묘지에 쌓이던 플라스틱 조화가 이번 추석부터 사라진다. 부산시가 탄소 중립 문화 확산을 위해 공원묘지 내 플라스틱 조화 근절을 추진 중인데, 달라지는 친환경 성묘 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추석부터 부산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공설 공원묘지인 부산영락공원과 시내 민간 공원묘지 4곳(백운제1공원·2공원·실로암공원·대정공원)등 총 5곳에서 플라스틱 조화를 판매하거나 반입 행위 금지를 추진한다. 공설과 민간 묘지는 지자체 단위에서 업무협약 등을 통해 조화 제한이 가능하다.

공원묘지 조화 반입 금지는 플라스틱 조화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 지역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한 취지다. 시는 명절 때마다 쌓이는 조화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았다. 합성섬유, 플라스틱, 비닐, 등으로 만들어진 조화는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연간 2000t 정도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화는 보존 기간이 길고 가격이 싸 성묘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썩지 않고 다음 명절 때까지 방치돼있다가 버려지는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문제가 생겼다. 시와 민간 공원묘지 운영자,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와 협력해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6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묘지 내 조화 판매와 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조화 반입 금지를 통해 쓰레기 처리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명절 때마다 부산에서 버려지는 조화 쓰레기 연간 20t 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화 반입 금지 등 새 성묘 문화 정착을 성공적으로 이끈 지자체도 있다. 김해시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지역의 4개 공원묘지에 조화 반입을 금지했다. 김해시는 1년 동안 조화 쓰레기 43t, 태웠을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 119t을 줄인 것으로 파악한다. 김해시 관계자는 “조화 반입 금지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성묘객들 대부분이 생화로 조문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적극 동참해 조화 사용 줄이기가 확산됐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부산시설공단과 연휴 첫날인 28일 오전 8시 30분부터 부산영락공원에서 생화 1만 송이 무료 나눔으로 조화 반입 금지와 생화 사용 캠페인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각 공원묘지 관리기관은 진입도로 등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성묘객들에게 홍보와 계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간이 지나 시든 꽃들은 공원 직원들이 수거해 악취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재활용할 방안도 고심 중이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이번 추석부터 추진되는 플라스틱 조화 사용 금지로 탈플라스틱 문화 가치가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통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 부산 실현을 위해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원묘지 내 조화 사용 제한을 꾸준히 제기해 온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이종환(강서1) 의원은 “조화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썩지도 않는다. 쓰레기 처리도 어렵고 소각 시 미세플라스틱과 미세먼지가 발생해 환경오염 우려도 크다”며 “국내에 수입되는 조화 대부분이 중국산인데 조화 판매를 금지하면 환경오염을 막고 지역 화훼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장사시설 내 조화 근절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