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28일~10월 3일)를 맞아 가족·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의 문화예술 행사를 소개한다. 공공미술관과 박물관, 멋진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전시와 공연 정보를 모았다.
■ 미술관에 가면…
부산시립미술관은 2024년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가기 전 미술관 25년의 역사를 기억하는 두 개의 기획전을 마련했다. ‘과거는 자신이 줄거리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다’ 전시는 △국가에서 도시로, 지방 미술관 개관의 시대 △지역 미술 돌보기 △변화하는 도시, 미술관의 순응과 대응 등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건립 과정과 방향성, 도시정책 속 지역 미술관, 지역 미술관의 역할, 문화공간인 미술관이 도시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는지 등을 보여준다. 변재규, 이승훈 작가 등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극장’은 미술관 공간의 역사와 정체성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장을 극장 무대에 비유해 전시의 배경인 부산시립미술관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장이 가지는 물리·환경적 요소와 그 속에서 이뤄지는 작가의 행위, 관람객의 개입과 참여를 통해 확장되는 의미적 요소까지 다룬다. 또한 리노베이션으로 탄생할 새로운 미술관이 가져야 하는 장소성을 찾아가는 작품도 소개한다. 구헌주, 김동희, 다이아거날 써츠, 무진형제, 박진아, 연기백, 오종, 이양희, 정정주, 조부경, 진달래&박우혁, 최윤석, 홍범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소개한다. 연휴 휴관 없음.
부산현대미술관은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하는 두 개의 기획전과 소장품전, 연례전을 준비했다. 이달에 개막한 ‘자연에 대한 공상적 시나리오’는 친환경 정책이 강조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변화 속에서 동시대 미술이 지향해야 할 친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기획전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예술가 혹은 예술 작품 통해 인간 중심의 관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미술관 외벽을 장식한 댄 퍼잡스키의 ‘기후 드로잉-휴먼 네이처’, 로비에 전시된 킴 시몬손의 ‘스테레오를 멘 이끼 소녀’ 등 전시장 안팎을 넘나들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 미디어월에서는 오노 요코의 아티스트 캠페인 프로젝트 ‘지구야 사랑해’를 오전 7시부터 두 시간에 한 번씩 볼 수 있다. ‘노래하는 땅’은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을 모색하는 전시이다. 지구 곳곳 토착민의 언어와 자연 생태를 탐구하는 예술가의 언어를 6개의 주제어로 나눠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북미 지역 등 선주민 출신 예술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첫 소장품 상설 전시 ‘소장품섬’에서는 존 아캄프라의 ‘공항’을 상영한다. 또 미술관 1층에서는 연례전 ‘2023 부산모카 플랫폼:재료 모으기’도 진행하고 있다. 연휴 휴관 없음.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 특별전 ‘삶의 풍경:오늘도 안녕하세요?’를 개최한다.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과 고민을 들여다 본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의 미디어아트 소장품과 동시대 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 개인의 경험과 내면을 생각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강서경, 강재원, 고사리, 김우진, 뮌, 심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알리시아 크바데, 와엘 샤키, 윤향로, 이양희, 이우성, 이재석,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한진수 총 1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29일만 휴관.
경남도립미술관은 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논의를 전시 형태로 들여다 본 기획전 ‘아카이브 리듬’과 제17회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과 협력한 영상 작품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다. ‘아카이브 리듬’에는 한국 실험미술, 개념미술, 리얼리즘미술을 대표하는 이건용, 안규철, 방정아 작가가 참여한다. 경남도립미술관은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 협력 공간으로 9명(팀)의 영상 작업 13점을 상영한다. 부산국제아트페스티발 본 전시는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공간 힘에서 오는 10월 15일까지 열린다. 테클라 아슬라니슈빌리 ‘국가 속의 국가’, 데이비드 림&아다르 응 ‘우리 사이의 공간들’, 사타 타스 ‘절망의 샘’ 등이 오전 11시부터 미술관 1층 영상 전시실에서 순차 상영한다.▶29일만 휴관.
■가족 나들이 겸해서…
‘상상을 찍는 작가-에릭 요한슨’전은 상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의 작품 140여 점을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하나하나 직접 촬영해서 현실에 없는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서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전시는 혼자만의 여행, 내가 보는 세상, 추억을 꺼내본다, 나만의 공간, 미래의 일상 등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사진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관람객 각자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가족·친구와 함께 기념 사진도 남길 수 있다. 10월 2일만 휴무. 관람료 1만 8000원(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일상 속 특별함을 이야기하는 작가 에바 알머슨 특별전 ‘에바 알머슨, 안단도’가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솔직함이 더해진 작품을 보며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 제목의 안단도(Andando)는 스페인어로 ‘계속 걷는다’는 뜻으로, 관객에게 예술을 통한 창의성을 여정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유화, 드로잉, 조각, 대형 설치작품 등 13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만을 위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도 선보인다. ▶휴관 없음. 관람료 2만 원(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3000원).
1960년대 영국 팝아트 문화를 만들어간 데이비드 호크니와 영국 팝아트 거장 14인의 작품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 전시에서는 호크니의 작품 60여 점, 영국 팝아티스트 14인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동구 문화플랫폼(옛 부산진역사)과 영도 피아크 두 곳에서 열린다. 티켓 한 장으로 두 전시를 같이 즐길 수 있다. ▶두 전시장 모두 29일만 휴관. 관람료 1만 8000원(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공연장에 가면…
국립부산국악원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추석 공연으로 오는 29일 오후 3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달놀이’ 마을 잔치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국립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 기악단, 성악단, 무용단이 모두 출연하는 가·무·악 종합 무대로 꾸민다. 관람객들의 흥과 이해를 돕기 위해 남원의 유명 소리꾼 강길원(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이 사회를 맡았다. 태평소 가락과 기악합주의 ‘호적풍류’로 잔치의 문을 연다. 이어 추석과 관련된 경기민요와 남도민요, 그리고 익살과 해학을 담은 코믹송 장르인 ‘만요’가 연이어 흥을 더한다. 마을 잔치의 하이라이트인 관객과 함께하는 장기 자랑 시간이 펼쳐진다. 그동안 숨겨왔던 노래와 춤 실력을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무대에서 펼쳐 보일 절호의 기회이다. 이후 영남북춤 ‘영고놀이’로 마을 잔치는 대미를 장식한다. 관람료는 전석 1만 원. 사전 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매가 가능하다. 공연 당일 한복을 입고 오면 관람료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051-811-0114.
극단이야기협동조합은 오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와일드클럽에서 연극 ‘하녀들’을 선보인다. ‘하녀들’은 영화 ‘기생충’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 장 주네의 대표작이다. 1933년 일어난 ‘패팽 모녀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이 사건은 가정부가 주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출연 민유원, 유시화, 임수연. 연출 김정묵, 조연출 박규남. 월~금 오후 7시 30분, 토·일·공휴일(개천절, 한글날) 오후 3시 공연. 예매 네이버, 인터파크, 티켓수다. 3만 원(온라인 예매 30% 할인). 만 7세이상 관람가. 010-8932-5733.
■박물관에 가면…
정관박물관은 특별기획전 ‘신과 함께-도깨비 모시기’를 열고 있다. 한국의 상상 속의 신 ‘도깨비’와 관련한 유물과 기록을 ‘만남’ ‘형상’ ‘공생’ ‘섬기기’, 4개 주제 구성으로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을 위해 전국 각지 13개 기관에서 1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는 게 정관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특히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외로 출품된 횟수가 가장 많은 ‘부여 외리 유적 출토 벽돌’을 비롯해 부산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 중이다.
정관박물관은 28~10월 1일 추석맞이 ‘한가위 도깨비 잔치’를 벌인다. 28일~10월 1일 ‘민속놀이 한마당’ ‘도깨비 쪽지 시험’, 28일 하루만 ‘도깨비 뱃지 만들기’ ‘소두방 어린이 박물관 교실-밤을 걷는 도깨비’ 행사를 연다. 정관박물관 홈페이지 참고. 051-720-6921.
복천박물관은 특별기획전 ‘모순, 창과 방패’을 26일 개막했다. 인류 전쟁사에서 창과 방패는 공격용 무기와 방어용 무기를 대표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유물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삼국시대 창과 방패가 지녔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최근 상설전시실을 개관 11년 만에 개편했다. 3, 4층 상설전시실 개편을 통해 동서양의 다양한 해양 관련 자료 500여 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3층 해양관은 반구대 암각화를 실감나는 영상으로 연출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4층 항해관은 해도 제작자의 방과 해상실크로드의 방 등의 새로운 구성을 선보인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 4월 1000만 관람객을 달성했다. 국립해양박물관장 측은 “차별화된 전시와 품격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연차적으로 전시실 개편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4층 로비에서 기획전 ‘일상(日象)의 풍속’을 오는 12월 10일까지 열고 있다. 일제의 왜곡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켜냈던 한민족의 풍속을 실감 나게 선보인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한 한말 조선의 모습과 조선총독부 선전 영상 등 오래된 희귀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051-629-8600.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