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표’ 징계에 반발하는 비명계…“이게 민주 정당이냐”

입력 : 2023-10-05 10:42:18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비명 조응천 “이재명 사당화 심화…특정인 보위 위해 당이 운영”
친명 박지원 “찬성표, 양심에 털 난 사람들…당원이 공천으로 평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의 ‘가결표 징계’ 움직임에 비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친명계 지도부가 ‘가결투표’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징계 방침을 밝히자 비명계는 “이재명 사당화”라며 맞서는 모습이다. 당내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통합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친명계 지도부의 징계 방침에 대해 “이재명 사당화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정인의 보위를 위해서 당이 운영이 되고 여기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온·오프라인에서 테러를 가하는 정당이 민주 정당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친명계인 홍익표 원내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 등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표를 던진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을 통한 징계를 주장했다. 강성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람 쉽게 안 변한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라며 가결표 의원들을 거친 표현으로 비판했다.

조 의원은 “누가 상처를 내 고름 만들었느냐”면서 “생각이 다른 쪽을 배제하고 당에서 쫓아내려는 것은 건강한 정당 민주주의를 저해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친명에서 ‘적절한 시기에 정말 잘한 거다’, ‘총선 승리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는 신호탄’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칭찬하던 친명계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요청에 180도 입장을 바꿔 ‘김은경 혁신위원회 1호 혁신안건’까지 부정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친명계에선 ‘가결파’ 의원에 대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친명계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이) 통합으로 가야지 분열 해선 안 된다”면서도 “(체포동의안) 찬성표를 던진 분들은 진짜 양심에 털 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박 전 원장은 “그(표결) 후로도 헛소리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좋다”면서 “색출, 축출하지 않더라도 당원, 국민이 공천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계여부와 관계없이 당원들이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가결파’를 배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민주당 당원의 선택에 의한 공천 탈락에 대해 언급했다. 최 전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숙청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정당”이라면서도 “숙청이 사실은 민심과 당원에 의해서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