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리프킨의 기조연설을 통해 물의 중요성과 더불어 세계해양포럼의 중요성 또한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일보사가 주최하고 한국해양산업협회가 주관한 제17회 세계해양포럼(WOF)이 지난 26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에필로그 세션을 마지막으로 사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에필로그 세션에서는 WOF 기획위원회 위원장인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이 좌장을 맡고 기획위원과 각 세션 참가자들이 참여해 올해 포럼을 결산하고 제언을 모았다.
■“세계해양포럼은 새로운 희망의 빛”
올해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24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러미 리프킨의 기조연설이었다. 세계적인 경제사상가이자 문명비평가인 그는 ‘블루테크노미(Bluetechnomy)’라는 올해 대주제에 맞춰 기후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기준으로 ‘물’을 제시하고, 물의 힘에 적응하는 첨단기술을 통해 회복력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세계해양포럼의 역할을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설 말미에 “회복력 시대에 물에 초점을 둔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지구를 치유하고 동시에 거대한 신경제 또한 창출할 수 있다”면서 “해양을 주제로 매년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세계해양포럼과 여기 모인 여러분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면서 “이와 같은 포럼의 노력은 진정 새로운 희망의 빛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현겸 회장은 “제러미 리프킨은 긴급한 사정으로 갑자기 방문 대신 온라인 참가로 전환돼 아쉬움이 있었지만, 기조연설을 통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하고 예정된 시간을 넘기면서 청중과의 대화에 참여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세계해양포럼이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우리 생각 이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면서 “연사 초청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또한 “2017년 해양정책과장 때부터 포럼에 함께 했는데, 이제 모든 정부 부처가 세계해양포럼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어 뿌듯하다”면서 “특히 세계적인 석학이 세계해양포럼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해줘 고맙다. 해수부 또한 ‘인류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으려면 물과 협력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에 적극 공감하고, 올해 포럼의 논의를 토대로 정책을 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블루테크노미에 국가적 관심 필요
올해 포럼에는 11개국 89명의 전 세계 전문가들이 발제와 토론으로 참여했다.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라는 대전환의 시대에 친환경 첨단기술로 글로벌 해양 청색경제의 새로운 국면을 주도하자는 제안을 담은 대주제 ‘블루테크노미’가 14개 세션을 관통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해양금융과 해양바이오 세션은 첫발을 성공적으로 뗀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성낙주 전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업운영본부장은 “해양금융 세션은 내용이 어렵고 전문성이 요구돼 준비가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금융기관과 해운사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주제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은 “국내 해양바이오산업은 아직 태동기지만 연간 10% 이상 고속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미래성장동력으로 이어가기 위해 매년 세계해양포럼 해양바이오 세션에서 산학관연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가 대전환에 맞서 글로벌 해양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를 비롯해 대학, 연구기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해양물류연구실장은 종합 발제에서 “블루테크노미, 즉 첨단기술에 기반한 해양경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315조 원에서 2030년 652조 원으로 연평균 11%씩,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국가의 정책적 관심을 주문했다.
조선해양 세션을 이끈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 또한 “기후위기와 디지털화 같은 대전환에 대비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몇몇 기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라면서 “기업과 국가, 대학, 연구기관 모두가 협업해 첨단기술이라는 ‘하드스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