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지구를 꾹꾹~ 나도 ‘어싱’ 한번 해볼까…부산 맨발 걷기 명소는?

입력 : 2023-11-08 06:35:00 수정 : 2023-11-08 15:13:28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잘 알려진 곳은 땅뫼산 황토숲길
부산시민공원은 ‘신생 명소’ 각광
서부산에도 맨발 산책로 곳곳에
해수욕장에서는 ‘슈퍼 어싱’ 가능
안전한 길만 걷고 부상 조심해야

부산 금정구 오륜동에 있는 땅뫼산 황토숲길은 수년 전부터 맨발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입구에는 세족장과 흙먼지떨이기, 평상이 설치돼 있어 맨발 걷기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부산 금정구 오륜동에 있는 땅뫼산 황토숲길은 수년 전부터 맨발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입구에는 세족장과 흙먼지떨이기, 평상이 설치돼 있어 맨발 걷기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공원이나 숲, 해수욕장, 학교 운동장 등에서 맨발로 걷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바야흐로 맨발 걷기 열풍이다.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맨발 걷기의 건강 효과와 다양한 경험담이 소개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맨발 걷기의 효험을 담은 책들도 잇따라 출간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여러 매체와 SNS를 통해서도 “맨발 걷기로 혈압, 고지혈증, 당뇨, 뇌졸중, 심근경색에서 해방됐다” “맨발 걷기로 암이 치유됐다”는 기적 같은 경험담들이 전해지며 맨발 걷기가 국민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맨발 걷기는 ‘어싱(earthing)’이라고 한다. 우리 몸이 지구 표면인 땅과 맞닿는다는 뜻이다. 부산에도 발바닥의 안전이 보장되면서 건강한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어싱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부산의 맨발 걷기 명소들을 소개한다.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 땅뫼산 황토숲길은 진입로가 좁고 별도 주차 공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꼭 이용하려면,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 주변 음식점과 카페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잠시 주차하는 방법도 있다.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 땅뫼산 황토숲길은 진입로가 좁고 별도 주차 공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꼭 이용하려면,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 주변 음식점과 카페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잠시 주차하는 방법도 있다.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에 설치돼 있는 세족장과 평상.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에 설치돼 있는 세족장과 평상.
땅뫼산 황토숲길을 걷다가 만난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산림욕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편백나무 숲 안쪽으로는 산길이라 다칠 수 있으니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게 좋다. 땅뫼산 황토숲길을 걷다가 만난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산림욕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편백나무 숲 안쪽으로는 산길이라 다칠 수 있으니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게 좋다.
땅뫼산 황토숲길의 반환점. 세족장이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다. 땅뫼산 황토숲길은 회동수원지 둘레길의 일부이기도 한데, 반환점에서 황토숲길 입구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둘레길을 계속 걸을 수 있다. 다만, 반환점에서 발을 씻을 수 없다는 점은 참고하자. 땅뫼산 황토숲길의 반환점. 세족장이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다. 땅뫼산 황토숲길은 회동수원지 둘레길의 일부이기도 한데, 반환점에서 황토숲길 입구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둘레길을 계속 걸을 수 있다. 다만, 반환점에서 발을 씻을 수 없다는 점은 참고하자.

■어싱 전통 명소와 신생 명소

금정구 오륜동에 있는 땅뫼산 황토숲길은 부산 맨발 걷기의 전통 명소다. 이름처럼 황토가 깔린 숲길이다. 회동수원지(회동호) 둘레길의 일부이기도 한데, 진입로가 좁고 별도 주차 공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땅뫼산 황토숲길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로 들어서면 흙먼지떨이기와 세족장이 눈에 들어온다. 세족장 옆에는 평상이 있어 편하게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신을 수 있다. 신발 보관 공간은 따로 없어 비닐봉지나 가방 등을 챙겨가는 게 좋다. 세족장 주변에 신발을 벗어두고 걷는 사람들도 많다. 땅뫼산 황토숲길은 반환점까지 걸어갔다 돌아오는 코스다. 편도 1km, 왕복으로는 2km다. 황토숲길의 끝(반환점)에서 나무 덱길로 회동수원지 둘레길이 계속 이어진다. 세족장은 황토숲길 입구에만 있다.

땅뫼산 황토숲길에서는 아늑한 회동수원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정자도 있어 쉬어 가며 걸을 수 있다. 걷다 보면 피톤치드가 가득한 편백나무 숲과도 만난다. 황톳길에서는 맨발에 닿는 황토의 부드럽고 차가운 감촉을 즐길 수 있다. 간간이 돌부리가 있으니 살피면서 걷는 게 좋다. 왕복 2km를 걷는 데 40~50분 정도 걸린다.

부산시민공원 남1문 경비초소 왼쪽에서 시작해 북1문까지 이어지는 황톳길. 부산시민공원은 맨발 걷기의 신생 명소다. 부산시민공원 남1문 경비초소 왼쪽에서 시작해 북1문까지 이어지는 황톳길. 부산시민공원은 맨발 걷기의 신생 명소다.
부산시민공원 바우다리 근처에 설치돼 있는 세족장.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한 후 발을 씻을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 바우다리 근처에 설치돼 있는 세족장.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한 후 발을 씻을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 북2문과 가까운 ‘기부(농협) 숲’에 자리한 황톳길. 길이는 150m 정도로 길지 않지만 여러 차례 왕복하며 맨발 걷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전포천의 고즈넉한 풍경을 보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 북2문과 가까운 ‘기부(농협) 숲’에 자리한 황톳길. 길이는 150m 정도로 길지 않지만 여러 차례 왕복하며 맨발 걷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전포천의 고즈넉한 풍경을 보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 도심백사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시민들. 부산시민공원의 두 황톳길과 달리 모래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부산시민공원 도심백사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시민들. 부산시민공원의 두 황톳길과 달리 모래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부산시민공원은 맨발 걷기의 신생 명소다.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은 모두 세 곳인데, 두 곳은 황톳길이고, 한 곳은 모래사장이다. 맨발 걷기를 하기 가장 좋은 곳은 먼저 남1문 경비초소 왼쪽에서 시작해 북1문까지 이어지는 황톳길이다. 길이는 300m 정도 된다. 황톳길 중간 지점쯤 바우다리 근처에는 세족장도 설치돼 있다. 두 번째 장소는 북2문에서 벽천폭포를 지나 공원 남문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 보면 숲 사이로 나타나는 황톳길이다. ‘부산시민공원 기부(농협) 숲’ 중 농업테마숲에 자리한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전포천의 고즈넉한 풍경을 보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다. 길이는 150m 정도로 그리 길지는 않다. 길 중간쯤 발 씻는 곳과 정자가 있다. 마지막 맨발 걷기 장소는 부산시민공원 도심백사장이다. 남문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 내려가다 보면 음악 분수와 물놀이 마당 사이에 있다. 모래 위에서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세족장도 갖췄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있는 명지로 맨발산책길. 지역 주민들의 휴식·산책 공간으로 쓰였던 유수지 둘레에 마사토(굵은 모래)를 깔아 산책로를 조성했다. 마사토는 지압 효과가 뛰어나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있는 명지로 맨발산책길. 지역 주민들의 휴식·산책 공간으로 쓰였던 유수지 둘레에 마사토(굵은 모래)를 깔아 산책로를 조성했다. 마사토는 지압 효과가 뛰어나다.
명지로 맨발산책길 세족장. 옆에는 흙먼지떨이기도 설치돼 있다. 명지로 맨발산책길 세족장. 옆에는 흙먼지떨이기도 설치돼 있다.
강서구 명지오션시티 명지해안방재림 사이로 나 있는 맨발 산책로. 명지오션시티의 가장자리 해안방재림을 따라 3km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낙동강 하구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대마등과 명지오션시티 사이에 있는 하구 습지에서는 다양한 철새를 볼 수 있다. 강서구 명지오션시티 명지해안방재림 사이로 나 있는 맨발 산책로. 명지오션시티의 가장자리 해안방재림을 따라 3km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낙동강 하구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대마등과 명지오션시티 사이에 있는 하구 습지에서는 다양한 철새를 볼 수 있다.

■서부산 맨발 산책로와 해수욕장 백사장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데상트 연구개발센터와 스타필드시티명지 건물 뒤쪽에는 명지로 맨발산책길이 있다. 유수지 둘레를 잇는 긴 타원형 형태의 맨발 걷기 산책로다. 마사토(굵은 모래)가 깔려 있다. 길이는 1.1km다. 왕벚꽃나무와 느티나무, 조팝나무 등이 식재돼 있어 그늘을 만들어준다. 세족장과 흙먼지떨이기도 설치돼 있다. 마사토는 발바닥을 자극하는 지압 효과가 뛰어나다.

명지오션시티 가장자리의 명지해안방재림 사이로도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도록 마사토 길이 있다. 길이가 3km 정도 돼 맨발로 오래 걷기에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북구 화명생태공원과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는 넓은 공원 부지 사이사이로 맨발로 걸을 만한 흙길이 많다. 특히 화명생태공원에는 자전거 길 옆으로 폭이 넓은 흙길이 길게 나 있다. 하지만 맨발 걷기 전용 산책로가 아닌 만큼, 돌이 많아 맨발 걷기 초보자들이 도전하기 쉽지 않다. 화명생태공원 희망의숲에 조성된 흙길과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초보자도 그럭저럭 걸을 만하다.

부산 지역 해수욕장들은 맨발 걷기족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는 곳이다. 특히 인근에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은 큰 인기다.

기장군에는 정관신도시 내에 있는 소두방공원이 맨발 걷기 명소로 알음알음 알려졌다. 가볍게 등산을 하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향후 세족장이 설치될 계획이다.

부산과 가까운 양산과 김해에도 맨발 걷기 전용 산책로가 있다. 양산 황산공원에는 올해 5월 맨발 산책로가 조성됐다. 황산 진출입로에서 남평 진출입로까지 1.67km 구간이다. 양산시는 세족 시설과 황토체험장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김해 분성산 생태숲 내에 있는 황톳길은 맨발 걷기와 황토 체험을 할 수 있어 인기다. 세족 시설도 3곳이나 설치돼 있다.


경남 양산 황산공원에 올해 5월 조성된 맨발 산책로. 황산 진출입로에서 남평 진출입로까지 1.67km 구간이다. 비가 올 때나 비 온 뒤 맨발 걷기는 바닥이 미끄러워 낙상 사고 우려가 있다. 무릎 관절염이나 족저근막염이 악화될 수 있는 내리막길도 피하는 게 좋다.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 황산공원에 올해 5월 조성된 맨발 산책로. 황산 진출입로에서 남평 진출입로까지 1.67km 구간이다. 비가 올 때나 비 온 뒤 맨발 걷기는 바닥이 미끄러워 낙상 사고 우려가 있다. 무릎 관절염이나 족저근막염이 악화될 수 있는 내리막길도 피하는 게 좋다. 양산시 제공

■바른 맨발 걷기 방법과 유의할 점

맨발 걷기 전문가로 최근 신간 <맨발 걷기>를 펴낸 국제맨발걷기협회 김도남 회장은 맨발 걷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효과와 안전을 모두 챙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맨발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숲맨발걷기학교에서 ‘맨발쌤’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맨발 걷기의 핵심은 맨발과 땅을 맞닿고 있는 어싱”이라며 “어싱만으로도 지표면에 흐르는 음전하를 띤 자유전자가 우리 몸으로 들어와 몸속 유해한 전자파와 정전기, 양전하를 띤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배출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꼭 걷지 않더라도 맨발을 땅에 닿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병의 근원인 몸속 염증 발생이 억제되고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어싱의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해수욕장 백사장 중 파도가 밀려와 물기가 있는 곳을 걷는 게 좋다. 이를 ‘슈퍼 어싱’이라고 하는데, 바닷물에 가득한 음이온이 몸속으로 흡수되며 어싱 효과가 극대화된다.

김 회장은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은 또 다른 이유로 지압 효과를 들었다. 말초신경이 집중돼 있는 발바닥을 자극함으로써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혈압이 낮아지며, 신진대사도 활성화돼 보이지 않는 속 건강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그는 맨발 걷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인 걷기 운동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 증진 효과에 이처럼 어싱과 지압을 통해 얻는 이로운 효과까지 더해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맨발 걷기가 좋다고 해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작정 걸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수풀 속이나 잔디밭을 걷는 것은 위험하다. 뾰족한 돌이나 쇳조각, 깨진 유리 등에 상처를 입거나 발목을 다칠 수도 있다. 김 회장은 “발바닥과 발목을 보호하는 신발을 신지 않고 걷기 때문에 안전하게 정비된 곳을 걸어야 한다”며 “안전한 길이라도 위험 인자가 없는지 전방 1~2m 정도를 주시하며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걷는 속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땅과 닿고 있는 것이 맨발 걷기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땅과 닿고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 발, 다리가 불편하거나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그냥 벤치에 앉아 어싱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발에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감염 우려가 있고, 족저근막염이나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상처가 생기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맨발 걷기를 피하는 게 좋다.

그는 마지막으로 “숲길은 피톤치드가 있고, 마사토 길은 지압 효과가 높고, 백사장은 어싱 효과가 높다”며 “물과 좋은 소금으로 미네랄을 보충하고 전해질 균형을 맞춘 뒤 어싱을 하면, 전기 전도가 잘 되기 때문에 자유전자가 몸속으로 더욱 잘 들어와 어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 물기를 머금은 백사장을 맨발로 걸으면, 바닷물에 가득한 음이온이 몸속으로 흡수되며 어싱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를 ‘슈퍼 어싱’이라고 한다.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 물기를 머금은 백사장을 맨발로 걸으면, 바닷물에 가득한 음이온이 몸속으로 흡수되며 어싱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를 ‘슈퍼 어싱’이라고 한다. 부산일보DB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