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를 이용하는 거제시민의 통행료 부담이 일부 줄어들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출퇴근 시간 거가대교를 통과하는 거제시민 차량에 대한 통행료 할인 정책이 도입된다.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은 최근 거가대교 대금휴게소에서 박완수 도지사, 박종우 거제시장과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거가대교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거제시민의 교통비 부담은 줄이고 교통편의는 높일 합리적 통행료 할인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박 지사에게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5~8시) 거제시민 통행료 20% 할인 협조를 요청했고, 박 지사가 매우 적극적으로 답변했다는 게 서 의원 측 설명이다.
지원 대상은 차주 주민등록과 차량 등록지가 거제인 차량이다.
현재 출퇴근 시간 거가대교 연간 통행량은 110만여 대로, 이 중 32만여 대가 지원 대상이다.
혜택을 적용하면 승용차는 1만 원에서 8000원, 5.5t 이하 화물차는 1만 5000원에서 1만 2000원만 내면 된다.
대형·특대형 화물차는 각각 2만 원, 2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 2만 원으로 부담이 줄어든다.
서 의원은 “앞으로 거가대로 고속국도 승격 등을 통해 대폭적인 통행료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연장 8.2km의 거가대교는 거제시 장목면과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을 잇는 유료도로다.
민자 9924억 원에 국가재정 4473억 원이 투입돼 2011년 1월 14일 개통했다.
덕분에 부산~거제 간 운행 거리가 140km에서 60km로 줄고, 이동 시간도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됐다.
그러나 정작 통행량은 연간 1000만 대 미만으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를 두고 터무니없이 비싼 통행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거가대교 이용자들은 승용차 기준 1만 원을 내야 한다. 1km당 1220원꼴로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 유료도로를 통틀어 가장 비싸다.
이를 두고 거가대교 건설의 목적 중 하나가 부산과 거제 관광산업 활성화인데, 비싼 통행료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통행료 부담 탓에 영세한 화물차 노동자들이 눈앞의 거가대교를 두고 먼 길을 돌아가는 통에 기본적인 물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역사회는 개통 전부터 요금 인하를 요구했지만, 민간 운영사는 외면했다.
참다못한 거제지역 50여 시민사회단체는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인하 운동에 돌입했다.
이어 정치권까지 가세해 요금 인하를 압박하자 2020년 대형·특대형 화물차 요금만 5000원씩 인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나머지 차종에 대해선 기존 요금을 고수했다.
결국, 경남도와 부산시가 나서 올해 1월 1일부터 1년간 휴일(토·일요일, 공휴일)에만 통행료를 20% 할인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거가대로 통행료 인하 등과 관련해 지난 9월 ‘지방자치단체 민자도로의 현황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