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 발견되면 난소암 발병률 15~40%”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입력 : 2023-11-20 18: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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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고신대복음병원 이태화 교수 ‘부인암’

출혈·분비물 많으면 일단 의심
브라카 유전자 변이 난소암 흔해
성 접촉·흡연·비만과 연관성 커
난소 제거 여부, 발병 시기 고려
11~26세 자궁경부암 백신 권고
온열치료 효과, 아직 검증 안 돼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 영향으로 줄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식습관의 서구화로 증가 추세다. 부산여자대학 다도관에서 여상미(왼쪽) 관장과 이태화(가운데) 교수가 차를 음미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 영향으로 줄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식습관의 서구화로 증가 추세다. 부산여자대학 다도관에서 여상미(왼쪽) 관장과 이태화(가운데) 교수가 차를 음미하고 있다.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부인암 중에서도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으로 발병률이 줄어드는 반면 자궁내막암은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증가 추세다. 난소암 역시 발병 연령이 이전보다 젊어지고 있다. 이태화 고신대복음병원 산부인과 교수로부터 부인암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들어본다. 인터뷰는 부산여자대학 다도관에서 진행했다. 다도관에서는 다도 실기와 예절교육을 하고 있고, 차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부인암 중에 가족력이 있는 암은 어떤 것이 있나.

“가족력이 있는 부인암은 난소암이 대표적이다. 여성의 경우 특히 난소암과 유방암이 가족력과 많이 연관되어 있다. 지난 2013년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가족력을 이유로 예방적 차원에서 난소와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실제로 유전자 검사에서 변이가 발견되면 난소와 유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나, 아니면 관찰하면서 지켜 보는 게 좋나.

“난소암 환자의 15~20%가 부모로부터 받은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 다른 가족 중에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브라카1은 30~40%, 브라카2는 15~20%로 보고되고 있다.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가족 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린 다른 사람이 더 있다고 하면 우선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난소를 제거함으로써 잃어야 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제거 수술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난소제거술 여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를 것인데.

“난소 제거술을 받으면 난소암 발병 위험을 90% 이상, 유방암 발병 위험을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수술 범위에 따라 폐경이 발생해 골다공증 문제와 성교통이 생길 수 있다. 수술하지 않고 추적 관찰을 하면 난소와 유방을 보존할 수 있고 폐경 등의 부작용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대신에 암 발생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난소에 덩이가 발견되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이상소견이 없으면 추척 관찰해도 무방하다. 발병 나이가 폐경 근처이면 유방암 발견시 난소를 같이 제거하는 것을 권고한다. 폐경이 많이 남았으면 추척 관찰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사진은 이 교수의 진료 장면. 사진은 이 교수의 진료 장면.

-부인암에 잘 걸리는 여성의 특징이 있나.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라 섹스 파트너가 많거나 흡연자에게 잘 생긴다. 자궁내막암의 주요 원인은 에스트로겐의 자극이어서 비만과 연관성이 크다. 그리고 난소암은 배란과 유전에 의한 질환이기 때문에 출산력이 없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들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부인암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나.

“질 출혈이나 자궁 출혈이 있으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골반 주변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으면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고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도 이상징후 중 하나다. 성관계 후에 출혈이나 분비물이 많은 경우나 평상시보다 분비물이 많을 경우에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원인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데 언제 접종하는 것이 좋나.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은 만11세부터 26세까지다. 하지만 HPV 감염이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최적의 효과를 내려면 성 경험 이전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성 경험이 있거나 HPV 감염을 이미 겪었더라도 접종할 수 있고, 다른 종류의 HPV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접종하는 게 좋다.”

-남성의 경우에도 곤지름 예방 목적으로 맞기도 한다는데.

“HPV는 남성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이며, HPV 감염에 의한 항문암과 곤지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접종 가능 기간이 조금 더 짧은데, 첫 접종 나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만 9~26세다. 여성과 동일하게 성 경험 이전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부인암 수술을 받은 후 부부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암수술 이후에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심리적 위축도 크다. 이전보다 상대방을 더 많이 배려하고 포옹이나 키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는 질이 짧아지고 좁아질 수 있다. 삽입 과정에서 통증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질의 신축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점차 해소된다. 체위도 옆으로 누워서 하거나 여성 상위 체위가 질 삽입이 적어 도움이 된다.”

-암 요양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온열치료의 효과는.

“고주파나 초음파 등을 이용한 온열치료는 신체 조직을 40~42도까지 열을 가열하여 정상조직에는 거의 해를 끼치지 않고 암세포를 손상시키고 사멸시키는 치료다. 자궁경부암에서는 온열 치료를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교과서적으로는 온열 치료가 자궁경부암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

-자궁경부의 상피내암과 난소의 경계성 암은 보험 적용이 일부만 되나.

“원래는 암(악성 신생물)만을 담보하던 암보험 상품이었는데 1997년부터 상피내암(제자리암)까지 보험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암세포가 점막상피층에 국한해서 존재하는 상피내암도 향후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 일반 암보험금의 40% 수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 경계성 종양도 2002년부터 암보험의 담보 대상에 포함됐다.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의 중간 경계에 해당하는 경계성 종양도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고려해 상피내암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장되고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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