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K푸드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라면 업체가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는 것을 더하면 글로벌 수출은 사실상 2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 852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라면 수출액은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기존 연간 최대치인 지난해의 7억 6541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로써 2015년부터 9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갔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공장을 통해 판매한 라면만 9000억 원 수준으로 국내에서 수출한 것까지 합하면 1조 원 정도는 될 것”이라며 “사실상 국내 라면 수출 규모는 2조 원 규모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생산된 라면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공장에서 라면을 생산해 현지에서도 직접 판매하고 있다. 팔도 역시 러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가 커진 것은 전 세계에 한류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영향이 크다. 특히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한다.
한편 이 같은 K푸드 열풍을 타고 라면 외에 생면과 빵, 치킨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풀무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생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연 2400만 개 생면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저가형 건면 위주였던 미국 시장의 아시안 누들 소비가 프리미엄 냉장면으로 성장한데 따른 조치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최근 해외 점포 500호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 50여 개 매장을 확대한 결과다. 특히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는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과 스포츠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치킨 분야에서는 BBQ가 미국 하와이에 두 번째 점포를 선보였고, 맘스터치는 지난달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