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 “부산은 준비됐다”며 “마지막까지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유치 기원에 한목소리를 낸 여야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 역할’을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2030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하루 앞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참석자들은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WORLD EXPO 2030 BUSAN, KOREA’ 등의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들고 “부산엑스포 파이팅”을 외쳤다. 김기현 대표는 회의에서 “정부와 기업이 총력을 다해 원팀으로 뛰는 모습은 전 세계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과 역동성, 무궁한 잠재력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꼭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 “61조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갖는 절호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도록 끝까지 부산 개최의 염원을 모아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엑스포는 대한민국 발전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후 위기, 인구구조 변화, 기술 발전 등 글로벌 미래 과제를 주도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진갑 지역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부산시민들과 경제인들의 특별한 수고가 멋진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엑스포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여야의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은 부산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범국민적 열기로 뜨거운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 "5000만 국민의 염원을 담아 2030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개최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개최지 결정을 위한 투표가 진행되는 28일 오후 10시부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응원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역할’ 등을 놓고 정치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사우디에 비해 늦게 출발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82개 나라의 정상에게 직접 부산 유치를 홍보한 열정이 빛났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의 ‘부산엑스포 유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발언도 지적하면서 “망언을 통해 엿보이는 민주당의 당리당략적 태도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9년 5월 14일 문재인 정부가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확정한 이래 민주당은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권 대변인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해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부산신항과 김해를 잇는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공항 배후도로를 구축했다”면서 “엑스포 개최 지역이 될 북항 2단계 항만 재개발 사업을 예타 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해 재개발의 삽을 뜬 것 역시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이처럼 2030엑스포 유치와 관련 정치 공방전을 벌인 것은 유치 결과에 따른 ‘정치적 파장’에 대한 대비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이 2030엑스포까지 ‘전 정부 책임론’을 거론한 것은 유치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그동안의 노력을 강조하며 유치 실패 시 책임론에서 벗어나고 유치에 성공할 경우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