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한국해양대 통합 논의] ‘세계 최대 해양 특성화 국립대’로 글로컬대학 재도전

입력 : 2023-12-06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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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수산·해양·생명과학분야
한국해양대 해운·항만 분야 특화
통합 땐 재학생 2만 8000명 규모
내년 글로컬대학 2차 공동 공모
1차 땐 단독 신청해 두 대학 고배
두 대학 구성원 의견 수렴은 과제

국립부경대학교와 국립한국해양대가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부산 국립대 통합은 부산대학교와 부산교육대학교가 통합을 결정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해양·해운 분야 등을 공유하고 있는 두 대학 통합 논의는 다음 달 시작되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2차 공모 신청 전까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통합 논의 진행에서의 관건은 두 대학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의 통합에 대한 의견 합의가 될 전망이다.

■해양 분야 특성화 국립대 도전

한국해양대는 6일 부경대에 대학 통합을 위한 공식 협력 요청서를 발송했다. 부경대는 지난 5일 한국해양대와의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대학은 조만간 대학 본부 관계자가 만나 논의기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는 ‘해양 분야 특성화 대학’을 통합 모델로 삼는다. ‘해양과학 카이스트’를 지향한다고 내세울 정도다. 부경대는 한국해양대와 통합하면 입학생 5000명, 재적 학생 2만 8000명 규모의 ‘세계 최대 규모 해양 분야 특성화 국립대학’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부경대의 수산·해양·생명과학 분야와 한국해양대의 해운·항만 분야를 특화시켜 해양수산 과학기술 대전환의 거점기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경대 장영수 총장은 “부경대는 27년 전인 1996년 전국에서 처음 국립대 간 통합(부산수산대+부산공업대)에 성공한 이후 지역 명문대로 성장한 만큼 통합 등 모든 혁신 논의에 열려 있는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역 산업과 고등교육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대학 혁신을 위한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대 역시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차 글로컬대학 선정되면 논의 탄력

부경대와 한국해양대 통합 목소리는 교육부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2차 공모를 앞두고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달 13일 글로컬대학 사업 1차 본지정 대학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부산에서는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본지정 대학에 포함돼 향후 5년간 1500억 원 이상을 지원받는다.

글로컬대학 2차 공모는 내년 1월 시작하는데 부경대와 한국해양대가 발빠르게 통합을 기치로 내세우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2023년 1월 글로컬대학 2차 공모 신청 △4월 예비대학 지정 △7월 본대학 지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는 지난 5월 글로컬대학 1기 공모에 각각 지원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부경대는 △부산 미래 첨단산업과 연계한 산학 협력 △‘전공 리셋’(무전공 신입생 입학) 제도 도입 등을 내걸고 글로컬대학 공모에 신청했지만 15개 예비 대학 지정 단계에서 포함되지 못했다. 한국해양대 역시 △해양과학기술 공유협업 대학 신설 △학사행정 지능화 위한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을 내걸고 글로컬대학 지정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두 대학은 이번 2차 모집에서는 해양 분야에서 각각 가진 장점을 잘 융합해 글로컬대학 본대학 지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장 총장은 “부경대와 한국해양대가 통합할 경우 해양 전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두 대학을 합하면 연구 인력이 1000명에 달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해양 분야 ‘카이스트’를 만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통합 향한 구성원 여론 수렴 중요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는 조만간 통합 의향서를 교환한 뒤 내년 1월 글로컬대학 공모에 함께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두 대학은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통합의 세부 방안과 계획을 세워나갈 계획이다. 두 대학 교직원·학생 등 구성원 통합을 위한 설득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대는 지난달 23~28일 교원·직원·조교를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 투표 참가자 476명 중 410명(86.3%)이 부경대와의 통합에 찬성했다. 한국해양대는 교무위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추가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 부경대도 한국해양대와 함께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제출한 뒤 내부 구성원과의 논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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