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0 총선 공천을 위한 국민의힘 지역구별 후보 면접이 설 연휴 직후인 13일부터 시작된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빅데이’로 꼽히는 영남권 면접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다. ‘텃밭’ 영남권은 면접 일정이 늦어 공천 결과도 뒤늦게 발표될 전망이다. 영남에서 공천 탈락자가 가장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선에 버금가는 공천 경쟁에 이목이 쏠린다.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부적격 판정을 제외한 여당 공천 신청자 820명이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본다. 일정은 지역구별 13일 서울·제주·광주를 시작으로 14일 경기·인천·전북, 15일 경기·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진행된다. 단수 추천 후보는 면접을 마친 다음 날 발표한다. 경선 대상자는 다음 주께 순차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면접이 완료되면 현역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평가가 완료되지만 당은 대상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면접 일정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지역은 단연 영남권이다. ‘공천=당선’ 직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인만큼, 영남권에선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 불가피하다. 이미 현역 의원에 이어 원외 인사, 원로 정치인, 대통령실 참모 등이 각 지역구별로 대거 몰린 상태다.
국민의힘 공천 신청 접수 직후 지역별 경쟁률은 영남권 4.28 대 1, 수도권 3.59 대 1, 충청권 3.18 대 1, 호남권 0.75 대 1로, 영남권이 전체 평균(3.55 대 1)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영남권 심사 결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중진 험지 차출’과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의 우세 지역 배치 여부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내 중진인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이중 이를 수락한 서병수(부산진갑)·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 지역구는 현역이 떠난 ‘빈집’으로 분류됐다. 조해진 의원 역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를 떠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빈 텃밭’에 대통령실 참모 또는 검사 출신 친윤계 인사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뒤따른다. 이들 투입에 따른 지역구 경쟁력 제고 전망도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여권 우세 지역에 친윤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을 경우 총선 전 ‘윤심(윤 대통령 의중) 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태경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으로 비어있는 부산 해운대갑에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진갑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박용호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은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공천을 신청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수영구에 도전장을 던졌고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중영도로 몰렸다.
당의 중진 의원 험지 차출 요구가 영남권 위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막판 지역구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이 임박하면서 당 지도부 입장에선 ‘공천 잡음’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진 차출과 함께 지역구별 면접이 정성평가로 이뤄지는 점도 친윤 국회 입성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반발을 낳을 수도 있다.
영남권의 면접 일정이 비교적 늦게 잡힌 점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경쟁률이 높은 영남에서 공천 탈락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발표 시기를 최대한 미뤄 무소속이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우선추천 지역 발표 역시 뒤로 미뤄질 예정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미리 다 발표하면 나중에 20% 초과해서 우선추천할 수 없는 지역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이달 초 “경선과 우선추천은 아무래도 좀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