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초량동 168계단 일대에 산복도로 경사지를 활용한 ‘야외 영화관’이 열린다. 야간 관광을 활성화할 콘텐츠로 초량이바구길 방문객과 인근 주민이 쉬어갈 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고장이 잦았던 모노레일은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대체하는 등 주변 재정비도 본격화한다.
부산 동구청은 초량동 994-513 이바구공원 일대에 ‘168계단 더 데크’를 조성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예산 9억 5900만 원을 들여 약 225㎡ 규모로 커뮤니티 공간과 야외 영화 상영관을 만드는 사업이다. 168계단은 초량동 산복도로와 부산항을 잇는 통로로 6·25전쟁 당시 피난민이 많이 정착한 지역이다.
2021년 건립을 추진한 ‘168계단 더 데크’는 올해 5월 개방할 예정이다. 이 사업으로 168계단 왼쪽에 있던 오래된 옹벽과 바닥을 재정비했다. 산복도로 경사지를 야외 커뮤니티 공간이자 영화 관람석으로 바꿨다. 동구청은 이곳을 초량이바구길과 연계해 야간 관광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축제를 펼칠 플랫폼으로 활용하려 한다.
동구청은 올 6월부터 ‘168계단 더 데크 시네마’를 운영할 계획이다. 밤이 되면 산복도로 한복판에 스크린을 펼쳐 영화를 상영한다. 야외 좌석은 띄엄띄엄 여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40~50석 정도를 마련한다. 올 5월 두 차례 기념 상영을 통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자세한 운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매달 몇 회씩 정기적으로 야간에 영화를 상영하려 한다”며 “우선 예약을 통해 관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야외에 가로 6.5m, 세로 5m 규모 롤스크린을 설치하려 한다”며 “평소에는 스크린을 올려두고 관광객이 북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 시설 재정비도 본격화된다. 고장이 잦았던 ‘168계단 모노레일’은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대체한다. 2016년 운영을 시작한 모노레일은 지난해 3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그해 6월 운행을 정지했다.
결국 모노레일은 올해 1월 8년 만에 철거됐고, 올해 중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모노레일 철거와 엘리베이터 신설에는 예산 23억 2800만 원이 들어간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