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 BIFF… 결국 집행위원장 선출 불발

입력 : 2024-03-28 16:44:00 수정 : 2024-03-29 08: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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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집행위원장 ‘대행’ 체재로
올해 영화제 치른 후 재공모

박도신 신임 BIFF 부집행위원장. BIFF 제공 박도신 신임 BIFF 부집행위원장. BIFF 제공

지난해 불거진 ‘BIFF 사태’ 이후 집행위원장 공모제를 도입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두 번에 걸친 공모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장 선출에 실패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명의 부집행위원장에 의한 ‘집행위원장 2인 대행 체제’로 올해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도신 선임 프로그래머를 부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 들어 두 차례 진행된 집행위원장 공개모집에도 불구하고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해 집행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1차 공개모집에서는 7명이, 2차 공개모집에서는 5명이 지원했다.

심사를 맡은 BIFF임원추천위원회는 “영화계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들이 공모에 참여했지만, BIFF의 새로운 도약과 방향성에 맞춰 세대교체를 할만한 적임자를 선정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활동을 시작한 임원추천위원회는 7차례 회의를 열고 박광수 이사장과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이사, 감사 등을 선임했다.

BIFF는 더 이상 추가 공모를 진행하지 않고 올해 10월 예정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마무리한 후 다시 공모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그때까지는 박도신 선임 프로그래머를 신임 부집행위원장으로 선출하고 강승아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2인 집행위원장 대행 체제를 꾸려나가기로 했다. 박 신임 부집행위원장은 2001년 BIFF에 입사해 프로그램 실장, 홍보 실장, 선임 프로그래머 등을 거친 인물이다. 박 부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 영화제 행사 기획 전반을 담당하고, 강 부집행위원장은 법인 운영과 일반 사무·행정을 맡는다.

BIFF 관계자는 “서둘러 집행위원장을 뽑기보다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영화제 개최가 점점 다가오는 만큼 지금은 영화제 준비에 집중한다는 취지”라며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임원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공모 절차를 통해 집행위원장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집행위원장 없이 영화제를 개최하게 되면서 영화제 운영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임추위가 추천할 만한 지원자가 많이 없다는 것은 BIFF와 국내 영화제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집행위원장이 계속 공석이라면 해외 영화제 등에서 미치는 BIFF의 영향력에도 타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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