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국립외교원장을 지내며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에 비유하며 한미 동맹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6번 김준형 후보의 세 자녀가 모두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지난 2015년 4월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게재된 법무부 국적 이탈 고시를 보면 김 후보의 장녀, 차녀, 장남 모두 2015년 3월 30일부로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했다. 당시 자녀의 나이는 장녀 24세, 차녀 19세, 장남 15세였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27일 장남이 15세 때 미국 국적을 선택한 사실이 알려져 병역 기피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장남은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겠다고 결정했다. 대학 졸업 직후 입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미국 유학 시절 재미 교포인 배우자를 만나 국제결혼을 했다고 밝혔는데, 본인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미국 국적자인 셈이다.
김 후보는 전날 두 딸의 국적이 추가로 보도돼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재미교포와 국제결혼을 했기에 국적 문제는 원정 출산 같은 위법이나 꼼수가 아니었다”며 “두 딸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녀들은 성인이 된 후 자기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내가 미국 생활 10년 이상에도 미국 시민권을 딴 적이 없는 것처럼 배우자나 자녀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녀 국적 관련 취재와 보도가 계속되는 데 대해 “미국에서 여태껏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인 나의 두 딸의 한국 국적 이탈이 문제라는 것인가. 이중국적이 ‘아닌’ 것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참에 전수조사를 제안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장녀 알렉스 한의 국적은 무엇인가. (국민의미래) 인요한 위원장은 이중국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한국에서 수십 년을 살고도 미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았나”라고 따졌다.
김 후보는 국립외교원장 재직 중이던 지난 2021년 펴낸 책 ‘새로 읽은 한미 관계사-동맹이라는 역설’에서 한미관계를 두고 “자국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은 일방적 한미 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6번에 배치됐다. 여론조사 상에 나타나는 조국혁신당의 현재 지지율이 득표율로 연결되면 김 후보는 22대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