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4월 20일은 무슨 날이었을까요?

입력 : 2024-04-24 18:10:54 수정 : 2024-04-25 18:01:3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강성할 독자여론부장
1981년 유엔서 ‘세계 장애인의 해’ 선포
봄이 시작되고, 1년 중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이 세상에는 장애인은 없다. 편견만 있을 뿐"
하루가 아니라 1년 365일 아름다운 동행을

4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장애인의 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유엔은 1981년에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면서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 모든 국가가 기념하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해에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죠.

왜 4월을 '장애인의 날'로 선정했을까요? 봄이 시작되고, 4월이 1년 중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날을 지나면서 장애인들 곁을 묵묵히 지키는 분들이 생각납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은 조창용 부산시장애인총연합회 회장입니다. 그는 50년간 장애인복지운동가로 활동하며 20년 가까이 총연합회 회장을 맡아 장애인 곁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은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자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입니다. 지난 15일 부산상의 회장 취임식을 가진 그는 그 다음날인 16일 공식행사로는 처음으로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 한마당 축제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이날 "된다!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를 외치며 장애인들과 초긍정 에너지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강충걸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의 숨겨진 공로와 선행까지 언급했습니다.

그가 밝힌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를 유치했지만 대회 경비가 문제였습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 강 회장이 나서 양 회장과 이경욱 (주)참콤 회장과 함께 1000만 원씩을 기부했습니다.

이게 단초가 돼 강의구 부산영사단 총영사단장이 2000만 원을 기부했고, 이어 최금식 부산사랑의열매 회장 등이 주도한 '나눔명문기업' 15곳에서 1억 3000만 원을 지원해 대회가 성공리에 끝날 수 있었습니다.

강 회장은 지난 40년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취득·정보화 교육, 시 낭송 아카데미와 전국 장애인 시 낭송 경연대회, 장애인 가족사랑행복나눔대회, 자기계발 '영혼이 춤추는 도서관' 운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차별과 맞서 싸우는 40대 '여전사'도 있습니다. 부산 유일의 뇌병변 장애인 복지관인 '부산뇌병변복지관' 이주은 관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30년간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뇌병변 장애인 복지관을 13년째 혼자서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지난 16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동네 이웃과 장애인을 초대해 '우리마을로 온 영화관'을 열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주민 등 900여 명을 초대, '동네 축제'로 만드는 등 장애인과 이웃이 함께 하는 행사를 만들어 지역 통합과 차별 해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희망을 전하는 부산 금정구 이지투게더 안미경 대표도 '작은 거인'입니다. 그는 이지특수교육연구소와 비영리단체인 이지투게더에서 '이지글리 합창단'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이탈리아 바티칸 성당에서 미사 공연 초청을 받아 발달장애인 13명을 무대에 세웠습니다. 성당 공연에 이어 로마에서도 두 차례 공연을 더 열었고, 발달장애 예술인의 그림 전시회도 가졌습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제는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 마음 문을 열고 장애인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장애인을 후원하는 이들은 '앞으로 몇 년이나 봉사를 더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가득합니다.

"내가 움직일 수 있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까지는 끝까지 봉사하겠다"는 하나같은 다짐에 또 감동합니다.

누가 말했던가요. "이 세상에는 장애인은 없다. 다만 편견만 있을 뿐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뿐 아니라 내 가족 누구라도. 우리는 일시적 비장애인일 뿐입니다. 장애인을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고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여건, 제도와 교육 등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1년 365일이 장애인의 날이자 비장애인의 날이 되길, 오랜 시간 장애인과 함께 해온 모든 분들과 함께 간절히 바라봅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