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째 의정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전공의의 조속한 복귀가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며 돌아올 것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태도를 바꾸지 않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 등을 거쳐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도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박민수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주저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근무지로 조속히 복귀하시기를 바란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다음 주부터 실시할 계획이며,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진료 집중을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도 추진 중이다. 다만 정부는 "전공의 처분의 시기나 수위, 방법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전공의 면허 정지 등 처분에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재항고 건의 결론과는 별개로 이날 대교협 심의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확정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국립대에서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이 부결된 것에 관해서는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필요한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중대본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하며 이날부터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와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공동 대응을 실시할 것을 밝혔다. 최중증 응급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요청에 따라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적정 병원으로의 신속한 이송을 지원한다.
이 밖에 외국 의사 도입에 관해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라고 밝히며 당장 외국인 의사를 들여서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의견을 모두 검토 후 제도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4일 서울 송파구 울산대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수많은 발표를 통해 의대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의대 정원 배분 과정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오랜 기간 준비한 의대 증원이라면 최소 1년 전부터 대학의 인력과 시설, 기자재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여건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휴학할 수 있도록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원 kooknot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