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진해 신항 가로막던 송도 없앤다

입력 : 2024-06-26 18: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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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두 폭 표준 미달 탓 섬 평지화
축구장 38배 크기 8만 평 땅 조성
부두 확장·배후단지 활용 가능성
진해신항 개발사업 ‘촉진제’ 역할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인 부산항 신항 7부두 전경. 부산해수청은 7부두 옆 송도를 개발해 항만부지를 확충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인 부산항 신항 7부두 전경. 부산해수청은 7부두 옆 송도를 개발해 항만부지를 확충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사이를 가로막던 섬인 송도를 없애 축구장 면적의 38배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화한다. 신규 부지는 두 항만의 통합 운영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고, 배후단지 등 항만 내 부족한 공간을 메울 ‘알짜 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건설사무소는 부산항 신항 송도 개발사업의 일괄 입찰 추진을 위한 기초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송도 개발사업은 섬에 있는 산을 깎아 27만㎡(8만 1600평) 규모의 신규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2063억 원을 들여 2028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2020년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돼 지난해 10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지난 3월에는 설계와 시공 일괄 입찰이 결정됐다.

내년 10월까지 약 16개월간 진행되는 기초 조사 용역은 입찰 안내서, 기본 도면 등 입찰에 필요한 설계도서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기본 설계와 실시 설계를 거쳐 2026년부터 공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송도 개발로 조성된 대규모 부지의 활용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부산항건설사무소 항만개발과 관계자는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와 인접한 부지는 부두 확장에, 진해신항과 가까운 부지는 항만 배후단지로 활용될 수 있으나,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섬을 제거하는 단계까지만 항만 기본 계획에 반영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송도는 우측으로 서컨테이너 터미널 2-5단계(7부두), 2-6단계와 접해 있다. 2-6단계는 아직 상부 공사가 진행 중이며, 7부두는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터미널로 지난 4월부터 상업 운영을 개시했다. 그러나 부산해수청에 따르면 송도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인해 7부두 일부 폭이 표준 규모로 알려진 600m에 미치지 못하는 525m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 경쟁 항만의 자동화 부두 폭이 800~900m인 점을 감안할 때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선박 대형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표준 규모의 항만들도 적재 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잠깐 있다 나가는 환적 물량이 많은 부산항의 특성을 고려할 때 송도가 사라지면 물량 처리의 효율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에 평탄한 부지가 조성되면 부두 확장뿐 아니라 항만 간 연계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진해신항과 서컨테이너 부두 사이에 환적화물 전용 내부 연결도로를 개설할 수 있어, 부두 간 환적화물 이송 시간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 개발 사업은 진해신항 조성을 위한 ‘촉진제’ 역할도 한다. 송도에 있는 산 등을 깎아 나오는 토사와 석재를 바로 옆 진해신항 개발에 적기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송도에는 토석과 석재가 각각 742만㎥, 432만㎥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해수청 우봉출 항만개발과장은 “이번 개발사업이 부산항 신항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예산 확보 등 후속 절차 추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진해신항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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