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취업자 중에서 임금근로자 수가 지난달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청년층이 다른 시도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금근로자 수가 늘어난 것은 자영업이 크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음식점이나 도소매업을 하던 자영업자가 사업을 그만두고 임금근로자로 대거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부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부산의 취업자는 170만 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취업자를 구분해서 살펴보면 자영업자가 31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1000명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달 부산에서는 자영업자가 대거 진출해 있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2만 4000명이 줄었다.
반면 임금근로자는 134만 8000명으로 4만 명 늘어났다. 지난달의 임금근로자 수는 통계청에 자료가 있는 1998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부산의 임금근로자는 2000년에는 100만~11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다 2007년에는 110만~120만 명 정도였고 2015년에 130만 명을 넘었다. 그 이후 별로 늘어나지 못하다 작년 3월부터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임금근로자는 △상용근로자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5만 8000명이 증가했고 일용근로자는 9000명, 임시근로자 역시 9000명 감소했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의 질이 매우 좋아진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자영업자들은 수익성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자영업이 매우 어려워지니 차라리 월급이 나오는 임금근로자로 가자는 분위기”라며 “최저임금도 과거보다 높아 임금근로자로 일하는 것이 자영업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교육서비스, 창고 및 운수관리업 분야에서 임금근로자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간병인, 요양병원 종사자, 학원 강사, 택배 기사 등을 들 수 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감소한 것에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분야는 과거부터 증가하고 감소하는 변동률이 심했다는 것.
통계청 관계자는 “고금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물가도 높아지면서 자영업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다”며 “도소매 분야는 특히 온라인 쪽으로 많이 옮겨가 사업을 접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