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안 했다"는 전 남자친구, 세탁기 뚜껑에 딱 걸렸다

입력 : 2024-07-24 07: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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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피해자 진술 외에 증거가 없는 성폭행 사건에서 영상을 꼼꼼하게 분석해 범행을 밝혀낸 춘천지검 강릉지청 수사팀이 대검찰청 2분기 과학수사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23일 대검에 따르면 강릉지청 형사부는 지난 3~4월 교제하던 피해자를 6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A 씨를 구속기소 했다.

구속 상태로 송치된 A 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고, 피해자가 증거로 제출한 약 39분 분량의 영상에서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장면은 약 2분 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 영상 속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나머지 약 37분간의 범행 장면이 비쳐 촬영됐음을 확인하고 대검 법과학분석과에 영상 확대와 화질개선 등 감정을 요청해 증거를 확보했다.

수사팀은 노이즈 제거, 선명화, 화면 보정, 필터 분석 등으로 확인한 영상을 바탕으로 기존 송치된 범행일시 외의 시점에 범행이 이뤄진 장면도 발견했다.

제시된 증거에 결국 A 씨는 범행을 모두 자백했고, 수사팀은 추가 범죄사실까지 밝혀 재판에 넘겼다.

대검은 삼성전자의 기밀정보를 불법 취득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대검은 "신속한 수사 착수로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고, 수사를 통해 특허관리기업(NPE) 운영자의 불법행위를 최초로 확인해 단죄했다"며 "미국 법원은 한국 검찰의 수사 경과 및 증거 등이 담긴 조서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경이 복구하지 못한 CCTV 영상을 복구하고 법의학 자문을 받아 선장과 선원의 살인 및 살인방조 혐의를 규명한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 DNA·화학분석과 재감정을 통해 준강간 혐의를 밝혀낸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도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통영지청 형사1부도 결손 가정의 발달 지연 신도들에 대해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를 구속하고 피해자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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