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극전사 파리올림픽서 국민 즐겁게 할 선전 바란다

입력 : 2024-07-26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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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올림픽’ 26일부터 17일간 열전
폭염과 정쟁에 지친 마음에 위로 주길

2024 파리올림픽이 26일(현지 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5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 한국 대표팀이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이 26일(현지 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5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 한국 대표팀이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3회 프랑스 파리올림픽이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21개 종목에 26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 이내 입상을 목표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내 열기는 예전만 같지 않다. 한국은 이미 알려진 대로, 여자핸드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 종목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번 올림픽은 국내외적으로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안으로는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통해 국민들이 즐거움을 얻을 기회이고, 밖으로는 역사상 최초의 ‘친환경 올림픽’으로서 국제사회의 기대가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경기장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시설을 이용하거나 혹은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가설 경기장을 만든 점이 주요 특징이다. 그동안 개최 도시가 대규모 건설 위주로 방향을 잡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경기장 대다수를 10km 이내에 위치시켜 이동량과 교통량을 최소화한 것도 주목된다. 이 모든 것의 배경을 이루는 것은 바로 기후위기에 대한 각성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프랑스가 올림픽을 친환경 전환의 장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의기투합했고 마침내 그 시험대 위에 선 것이다. 이미 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는 나라로서, 그리고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국가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기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올림픽에 대한 국내 관심은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다. 먼저 한국팀이 예상 밖 초라한 성적을 거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 메달 집계 16위를 기록하며 1984년 수준으로 크게 후퇴했는데, 선수 육성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 세대교체 과제의 미흡, 정부 지원의 한계 등 여러 요인이 지적을 받았다. 선수단 규모가 1976년 이후 역대 최소인 이번 올림픽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11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여자핸드볼 말고는 구기 종목은 죄다 몰락했다. 한국 축구의 충격적 본선 탈락이 그 정점을 찍었음을 모르는 이는 없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슬로건은 ‘와서, 함께 나누자’이다. 올림픽 정신을 공유하면서 기후위기 극복과 세계 평화를 발원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올림픽 정신은 갈고닦은 실력, 불굴의 투지, 정정당당한 승부 속에서 빛을 발한다. 한국 선수단 역시 이런 마음가짐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결실을 거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지금은 우리 국민들의 지친 마음에 위로가 필요하다. 이상기후에 따른 폭우·폭염, 바람 잘 날 없는 정쟁, 우울한 경제 지표 앞에서 하루가 멀다고 어깨가 짓눌린다. 이럴 때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는 한 줄기 청량제가 되고도 남는다. 이번 올림픽이 국민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는 시간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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