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핀 60대 승려, 이별통보한 8년 공양주 애인 폭행… 법원서 '꿀밤 1대' 변명

입력 : 2024-08-24 16:09:57 수정 : 2024-08-24 17: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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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

재판부 "꿀밤뿐이라면 치료비·합의금 지급하지 않았을 것"…벌금 200만 원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60대 승려가 8년간 사귀던 공양주가 헤어지자고 말하자 격분해 주먹으로 머리와 목을 여러 차례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65) 씨에게 약식명령과 같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승려 A 씨는 지난해 5월 19일 오후 2시께 8년간 사귄 연인 사이인 공양주 B 씨가 헤어지자고 말한 것에 격분해 주먹으로 B 씨의 머리를 5차례, 목을 2차례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승려 A 씨는 당시 자신의 외도 문제로 다투던 중에 B 씨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 되자 화가 나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 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 5월 9일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꿀밤 때리듯이 1회 때렸을 뿐 피해 진술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일 B 씨가 두 곳의 병원에 내원, 상해 등 진단서 받은 점 △A 씨가 B 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입금확인증 △휴대전화 녹음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약식명령과 동일한 벌금형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 B 씨가 머리 5대, 목 2대를 맞았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사건 발생 전후 3시간 동안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통해 피해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여러 차례 폭행하는 상황이 있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A 씨가 단지 B 씨의 꿀밤 1대를 때렸을 뿐이라면 치료비 명목으로 B 씨에게 90만 원에 더해 합의금으로 40만 원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은 증명이 있고 A 씨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약식 명령에 이어 1심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ruyj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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