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20조 8000억원 늘어난 677조 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총지출 증가율이 3.2%인데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 대응 등을 위해 한해 7~9% 정도 총지출이 늘어난데 비해서는 증가율이 매우 낮다.
기획재정부는 27일 ‘2025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예산안은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증액 감액 등이 이뤄지고 연말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 노인일자리 110만개 공급
기재부는 이번 예산안을 짜면서 ‘민생’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에 기초생활수급자에 지급되는 생계급여는 4인가족 기준으로 월 11만8000원이 더 늘어나고 연간으로 141만원이 증가한다. 노인일자리는 103만개에서 110만개로 늘어난다. 또 기초연금은 월 33만4000→34만4000원으로 오른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양육비를 남편 등으로부터 못받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가구를 대상으로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추후 회수하는 양육비 선지급 제도를 도입한다.
저소득층 희망저축계좌 정부지원금은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오른다. 이 계좌는 주거급여 및 차상위 계층이 월 10만~5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10만원을 더해주는 저축이다. 예를 들어 본인이 월 10만원을 납입하고 정부가 20만원을 내주면 3년후 108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도 있다.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택배비에 대해 최대 연 30만원을 지원한다. 연매출 1억 400만원(간이과세 기준임) 이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소상공인의 재기지원을 위해 새출발기금 30조→40조원+알파로 확대하고 점포철거비도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린다.
■ 병장 월급 205만원으로
육아휴직 급여 상한금액은 월 150만→250만원으로 오른다.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는 5일에서 20일로 늘어난다. 또 육아휴직에 따른 동료 업무분담 지원금이 신설돼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현재 200만명의 대학생 중 절반 정도만 장학금을 받는데 국가장학금을 8구간에서 9구간까지 지원해 장학금 수혜 대상을 50만명 더 늘린다.
병장 월급은 현재 165만원에서 205만원으로 오른다. 또 2~4인실 생활관을 187동 더 늘리고 국민평형 관사와 1인1실 간부숙소도 만든다.
농업분야에서는 수입안정보험을 전면도입키로 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농안법의 대안으로 정부가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안정보험은 농가의 한 해 수입이 과거 5년치 평균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최대 80%까지 보장해 주는 제도다. 현재 가입률이 1%에 불과한데 정부는 내년에 25% 가입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논란 많았던 연구개발비는?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26조 5000억원에서 29조 7000억원을 늘렸다. AI 바이오 양자 등 이른바 ‘3대 게임체인저’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리는 등 초격차 선도기술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가 중점을 두는 R&D는 R&D다운 R&D 등 기술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규모 비효율 저성과 나눠먹기식 R&D를 없애려고 노력을 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R&D예산에는 한국형 스타이펜드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이공계 석사과정엔 월 80만원, 박사과정엔 월 100만원의 연구생활 장려금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스타이펜드란 봉급이나 급여를 말한다.
아울러 출산가구의 주거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을 연 2억 5000만원으로 올렸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