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를 저출생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라는 충격적 발표가 있었고, 부산은 그보다 더 심한 0.66명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사회 전반에서 더 많은 지원제도를 시행했지만, 저출생 기조는 반전의 기미조차 없다.
올해 21회를 맞이하는 부산국제디자인제가 저출생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섰다. 9월 2일 부산시청 1~3전시실에서 개막하는 부산국제디자인제 행사 주제가 ‘디자인-저출생의 위기를 말하다’이다.
최장락 부산국제디자인제 운영위원장은 “디자이너가 참여해 저출생에 대한 위기 상황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전달하는 건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저출생 극복 대책이 될 수 있다. 15개국 202명의 대학 교수와 전문 디자이너들이 고심 끝에 작품을 내놓았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 위원장의 소개처럼 출품작들은 모두 이미지 하나로 강력하고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이가 사라진 참혹한 미래, 아이가 가정에 이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한 깨달음, 노인만 남은 현실, 저출생이 가져올 인류의 재앙 등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져 하나하나의 작품이 가진 이야기의 힘이 크다.
전문가들의 작품에 더해 부산예고와 브니엘예고 54명의 학생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학생들의 작품은 7월에 사전 행사로 학생디자인체험전을 통해 제작됐다. 최장락 부산국제디자인제 운영위원장과 김종대 부산경상대 교수가 진행을 맡아 학생들은 ‘저출생 위기를 말하다’를 주제로 특강을 듣고 생각한 메시지를 표현했다. 저출생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 세대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출산 장려에 대한 해결책을 디자인으로 제안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부산예술총연합회 오수연 회장은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제품디자인을 넘어 생활 문화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의 사회 참여는 미적인 요소의 전달을 넘어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행동을 유도해 새로운 사회를 설계할 수 있다”며 이번 부산국제디자인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21회 부산국제디자인제는 9월 8일까지 일주일간 부산시청 3개의 전시실에서 메인 전시와 학생 전시가 열린다. 27일 오후 4시 부산 북항 1부두 물류창고 전시 공간에서 부산국제디자인제 연계 행사로 디자인 세미나도 준비돼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