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실상 무산 수순

입력 : 2024-08-29 18: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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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서 탈락
주민 아파트 반대 여론 영향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국비를 지원하는 정부 공모사업에서 탈락해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부산시가 구덕운동장 일원을 스포츠·문화콤플렉스로 탈바꿈시켜 원도심 재생의 기폭제로 삼겠다며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탄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사업비 충당을 위한 아파트 건립 계획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추진 동력을 상실했고, 결국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도시재생 국가시범지구’ 공모에 ‘구덕운동장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이 선정되지 못했다. 국토부는 주민 반대 등 여러 요인을 종합 검토해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을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공공기금을 활용해 7990억 원을 들여 구덕운동장 일대 부지 7만 1577㎡에 축구 전용구장과 문화·생활체육시설, 상업·업무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사업비 충당을 위해 8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계획이 포함되면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과 시민사회, 지역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사업 추진 동력이 꺾였고, 이번 국토부 공모 탈락으로 사실상 좌초하게 됐다.

시가 국토부 하반기 공모에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시 심재민 문화체육국장은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동주택 건설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어서 아파트 건립 계획을 제외한 채 사업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민 여론을 수렴해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수천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아파트 대신 상업시설을 지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아 장기 표류가 불가피하게 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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