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증폭 책임져야”…여당 지도부서 복지부 장·차관 경질론 제기

입력 : 2024-09-05 11: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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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5일 “대통령에 ‘괜찮다’ 보고 당사자 거취 결정하라”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정면 겨냥, 한 대표와 교감 질문에 “그 정도 신뢰 있어”
비윤계 나경원도 “갈등 조정 신뢰 관계 완전히 깨져…부처 장들 물러나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두고 당정 간 엇갈린 시각을 보이는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에서 의료개혁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책임자 경질론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5일 열린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의 신뢰도 떨어트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 실망시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길 촉구한다”며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당사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의료 공백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다”고 말한 것이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책임질 당사자가 누구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장 크게 국민들을 좌절시킨 분이 있지 않냐. 그리고 의사단체들에서 ‘우리는 그 사람하고는 죽어도 (대화를) 못하겠다’고 하는데”라고 말했다. 사실상 의료계에서 경질을 요구한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을 지목한 것이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해 사전에 한 대표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발언을 할지 사전에)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서로 그런 정도의 신뢰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 되나”라고 했다. 한 대표도 자신의 경질 주장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친한계는 아니지만 비윤(비윤석열)으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미 (의정)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며 “책임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역시 주무부처인 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우리 정책을 실행하는 데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책임 있는 부처의 장”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조정하고 해결하기보다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더 증폭 시킨 부분도 상당히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며넛 “이제는 새 판을 짜줘서 새로운 협상 판으로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 의원은 “의료 개혁에 대한 진단은 정부가 굉장히 잘했다. 필수의료, 지방의료, 응급의료 붕괴에 대한 진단은 잘했다”며 “다만 해법이라든지 (개혁 추진) 속도 부분에 있어서는 조정돼야 할 부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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