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텔, 파운드리 분사…아마존과 AI 칩 생산 계약도

입력 : 2024-09-17 15: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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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분야에서 뒤쳐지며 위기설 나와
독일·폴란드 공장 프로젝트 잠정 중단
국방부에 반도체 공급 30억달러 수주

미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50여년만에 최대 위기에 빠진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미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50여년만에 최대 위기에 빠진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미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50여년만에 최대 위기에 빠진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했다. 또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인텔은 1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인텔은 우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로, 반도체 제조(파운드리)와 설계를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 왔는데 이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분석가와 투자자들이 인텔에 파운드리를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권장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수장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의 본격 재진출을 선언하며 투자해 왔다. 지난 2년간 투자된 자금만 250억 달러로, 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수익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인텔은 또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도 보류하기로 했다. 아울러 많은 사무실도 줄이기로 했다.

인텔은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AWS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용 맞춤형 칩을 생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인텔 칩을 이용하는 큰 고객으로, 인텔의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제온도 구매하게 된다.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수십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텔은 또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불리는 이 기밀 계획은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월가의 전망치를 밑돌았고 3분기 실적 또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가는 폭락하며 20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

인텔은 지금도 PC와 서버시장에서 1위기업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처럼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구조조정 방안 발표에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인텔 주가는 6.36% 올라 20.91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8.27% 올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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